(뉴스통신=문효경 기자) 현대중공업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비(非)조선 사업 부문에 대한 사업 분할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오는 4월1일부터 기존 현대중공업(조선 부문)과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 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투자 사업부문)로 갈라지게 됐다.

이날 주총은 분할계획서 승인과 함께 분할 신설회사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 2개의 안건을 가결시켰다. 회사의 의결권 주식 5977만9523주 가운데 출석 주식은 3945만9130주(66.01%)로 집계됐다. 분할계획 찬성률은 97.9%이었다.

이날 주총은 오전 10시부터 시작됐으나 이른 아침부터 조합원들이 주총 장 주변에 모여들면서 긴장감이 팽배한 가운데 진행됐다. 주총은 안건이 상정된 후 4차례나 정회를 거듭한 끝에 1시간 50분 만에 표결로 안건을 힘겹게 처리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사업 분할은 장기화되는 불황에서 각 사업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라면서 "각 회사를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만들어 주주가치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식을 보유한 500여명의 노조원들이 주총 장에서 이번 안건이 '편법 경영권 승계와 조합원 구조조정'을 위한 회사 측의 전략이라는 논리로 의견을 개진하는 합법적 반대 투쟁을 벌이는 바람에 회의장은 시종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회의 도중 일부 조합원들은 단상에 진입하려다 물리적 충돌을 막으려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주총 시작 전 회의장 바깥에는 조합원 500여명이 모여 사업 분할 반대 집회를 갖고 회사 측 사업 분할에 대한 향후 투쟁을 다지기도 했다.

이날 주총은 24일 울산지법이 회사 측의 노조 측에 대한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상황 때문인지 큰 불상사 없이 치러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3, 24일에 이어 27일 조합원 1500여명(회사 측 700명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파업을 이어갔다.

하지만 금속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 울산지역 각종 단체들이 현대중공업의 사업 분할 이후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이유로 반대 투쟁을 예고한 상태여서 당분간 울산지역의 겨울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