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아파트 ‘믿고 잠잘 수 있는’ 집 얼마나 될까?]

‘붕괴사고’ 검단 아파트 ‘지역업체 개입’에 신뢰성 하락 당연
11일 폭우엔 신축 아파트서 “폭포수 처럼 물 떨어졌다” 증언도

기사등록 : 2023-07-12 16:34 뉴스통신TV 배영수 기자
4월 말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낸 검단 아파트단지가 최근 ‘전면 재시공’이 결정됐다고 하지만 입주민을 비롯한 지역사회는 여전히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장에서 사용된 콘크리트 품질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지역업체들의 저품질 재료를 억지로 받아 써야하는 제도 및 이를 강제하는 여론 등이 개선되지 못한다면 이 같은 사고 원인은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인천 지역사회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재시공이 결정된 검단 아파트단지 붕괴 원인을 전해들은 건설업계는 “터질 게 터졌다”며 “LH가 발주하는 아파트들이 저품질의 재료를 받아 써야하는 현실적 제도를 이번 기회에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당 아파트단지에 대한 조사 작업에 착수했던 국토교통부는 이를 위해 별도로 꾸린 바 있는 조사위원회가 사고 원인을 조사해 발표하며 ▲설계·감리·시공 부실로 인한 전단보강근 미설치 ▲붕괴구간 콘크리트 강도부족 등 품질관리 미흡 ▲공사과정에서 추가되는 하중을 적게 고려 등을 지목한 바 있다.

 

특히 시공 과정에서 철근을 계속 빼먹는 등의 정황이 확인되면서 시공사인 GS건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순살자이(뼈대를 빼먹은 행위를 순살치킨에 비유한 멸칭)’ 등의 이름으로 조롱을 받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사고 원인에는 ‘콘크리트 강도 부족’의 내용이 있는데 건설업계는 이 또한 철근 빼먹기 못지않게 중요한 원인이었다고 보고 있다.

 

조사위의 사고 원인 결과 자료에 따르면 사고구간 콘크리트 강도를 테스트한 결과 설계기준 강도가 설계충족 기준인 24MPa의 70.4%에 불과한 16.9MPa의 강도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명백히 보면 이는 법령 위반의 내용이기도 하다. 구조물 코어 부분의 콘크리트 강도는 설계 기준의 최소 85%를 넘도록 돼 있다.

 

대기업 건설업계 종사 경험이 있다는 김모씨(47)는 “사고 구간은 레미콘을 타설했다는 시기가 지난해 8월이었다고 하는데 그로부터 1년 가까이 됐다면 강도는 그만큼 더 강해지게 돼 있다”며 “1년을 지나기까지 강도가 70%밖에 나오지 않았다면 철근 빼먹은 것보다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온라인 등지에서 ‘순살자이’ 등의 조롱이 있는 걸로 아는데 이 같은 내용이 더 많이 알려졌다면 ‘순살’이 아니라 ‘물살자이’ 같은 멸칭도 나왔을 것 같다”며 헛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 같은 ‘물살 콘크리트’는 취재 결과 충분한 배경이 있었다. 


이 현장에는 7곳의 지역 중소 레미콘사가 레미콘을 납품했는데 이중 3개 업체는 2021과 2022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의 레미콘업체 품질관리 점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경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LH가 발주하는 아파트인 이상 이렇게 되면 이들이 납품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게끔 한 주체는 결국 해당 과정을 진행한 ‘조달청’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외연적으로는 나온다.

 

그러나 냉정히 보면 ‘지역업체 및 지역경제 균형’ 명목으로 지역 중소업체를 우선 검토할 수밖에 없을 조달청에게 100% 책임을 떠넘기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미 이러한 ‘지역업체 우선 제도’는 인천의 공직사회를 비롯한 인천 공공영역 전반에 정착돼 있다. 그러나 건설업계 일부는 이것을 건설현장에까지 강제로 정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업계 종사자는 “아파트를 올린다는 건 거주하는 시민의 안전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며 “입주민들이 강력히 원할 경우 등 필요 요인이 있다면 검증된 기업의 브랜드 제품을 우선 납품하는 등 일부 업계에 대해서는 제한을 걸지 말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인천지역에서는 검단지구 등은 물론 지역 전반에서 신축 아파트에 대한 부실시공 의혹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11일 폭우가 발생했을 당시 입주 시작 한 달여밖에 되지 않은 서구 백석동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단지 일부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입주민 등을 통해 확인해본 바 사실로 드러났다.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러한 소식들이 연이어 올라오며 단지 내 지하 주차장 등지에서 긴급배수 작업을 펼치는 등의 정황이 확인되면서 ‘푸르지오가 아니라 흐르지오’라는 조롱도 등장한 상태다.

 

한 입주민은 “계단에서는 폭포처럼 물이 쏟아지는 것도 봤다”며 “바닥과 벽 사이에 누수 등 현상이 있었는데다 주차장 진입 구간이 아예 물에 잠기는 등 소동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부실 시공이 아니면 나타나지 않았을 현상”이라며 성토했다.

 

지난 5월에는 미추홀구 용현동 한 신축단지에서 조경 옹벽이 고작 ‘봄비’에 붕괴되는 등 사고가 일어나며 인천지역에서는 “신축을 기피하고 구축을 알아봐야 한다”는 여론도 고개를 드는 가히 웃지못할 일도 발생하고 있다.

 

시민 이모씨(55)는 “일가 중에 서울 와우아파트에 거주했던 친척분이 계셨는데, 부실시공의 대명사였던 건 모든 국민들이 아실 내용이 아니냐”며 “인천지역에서 발생하는 붕괴사고들은 와우아파트 시절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경악스러운데 차제에 인천시나 정부가 인천의 모든 아파트단지에 대한 위험성 전수조사라도 해야 할 판”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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