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문효경 기자) 명의도용 피해를 당한 경기도의 한 중증 지적장애인이 부당하게 부과된 부가세와 종합소득세 1억여 원에 대해 취소 처분을 받게 됐다.
도는 경기북부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A씨의 부가세와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조정안이 성립돼 세금부과 처분이 취소됐다고 6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A씨는 2010년부터 한 야채가게에서 일을 시작한 후 약 7년간 급여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고용주 부부로부터 폭행과 폭언 등 지속적인 학대를 받았다.
이에 지인의 신고로 학대 신고가 접수돼 고용주에게는 근로기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각각 징역 1년6월과 벌금 300만원, 벌금 500만원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후 상담 과정에서 A씨가 2014년 2월 명의를 도용당했고 본인도 모르게 유흥업소 B점포와 C점포의 사업자로 등록돼 세무서로부터 1억 원의 세금이 부과된 사실을 알게 됐다.
따라서 경기북부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이 사건이 장애인에 대한 명백한 경제적 착취임을 파악하고 강성구 자문변호사를 통해 세무서를 피고로 하는 공익소송을 제기했다.
경기북부장애인권익옹호기관과 강 변호사는 A씨가 글을 알지 못한다는 점, A씨 가족 역시 지적장애와 시각장애로 세금 고지서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 등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
또 부당한 처분에 이의제기를 할 수 없는 점, 장애인의 자기방어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처분은 무효라는 점 등을 이유로 재판부를 적극 설득해 세금 부과 처분 취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와 관련 양영희 경기북부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장은 “이번 사건 외에도 장애인들이 경제적 착취 등의 불이익을 받고 있는 수많은 사건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권리를 구제받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에 대해 국가나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이번 소송은 장애인들이 방어권을 보장 받을 수 있는 판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