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인천시 문화체육관광국 행정사무감사에서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진행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조성환·신충식 시의원 (사진=인천시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사실상 ‘각 구가 알아서 하라’는 결론이 난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조성사업에 대해 인천시의회에서 시 집행부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의견을 내며 재용역 등을 촉구했다.

다만 이미 용역결과가 시민들에게 공개된 점 등을 감안하면 시의 정책방향이 바뀔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재용역의 가능성은 아직은 희박하다.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15일 진행한 시 문화체육관광국의 행정사무감사에서, 문복위 소속 시의원들은 “지역 간 과열 양상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해도 인천시가 발을 빼는 자세를 보여 결국 안 좋은 여론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인천시는 8월 김충진 시 문화체육관광국장 주재로 ‘북부권 문예회관 건립 기본구상 및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를 공개하면서 문예회관 조성은 시가 직접 하지 않고 관할구가 추진하는 ‘구립’으로 확정하며 시는 구가 요청하는 예산의 최대 절반 수준의 지원을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바 있다.

당시 김 국장은 “2026년 예정돼 있는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공연시설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공연장의 객석 수를 조정하고 전시 및 교육공간을 확충해 지역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등 이용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용역 결과는 ‘1,200석 이상 규모 대공연장 중심’의 1안과 ‘900석 규모의 중공연장 중심’의 2안 중 2안이 보다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했다는 것인데 이후 서구와 계양구 주민들은 인천시에 대해 ‘원망’의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현재 문복위에서 ‘북부권(계양·서구)’에 해당되는 지역구가 기반인 시의원은 조성환(계양1, 민), 신충식(서구4, 국)으로 2명으로 이들이 북부권 문예회관 사업과 관련해 지적을 할 거라는 예상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실제 이들 두 의원은 소속 정당도 달랐지만 이날 행감에서 북부권 문예회관 사업과 관련해 지적한 내용은 전반적으로 ‘대동소이’했다.

우선 조 의원은 “물론 문예회관 유치와 관련해 서구와 계양구의 주민들이 과열 양상을 보인 부분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두 구와 신설예정인 영종구까지 걸친 문제에 대해 인천시가 문제도 짚지 않고 발을 빼는 입장을 보이다 보니 여론도 안 좋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양지역 등 북부권 주민들의 요구는 1,200석 이상 대형공연장을 지어달라고 요구했지만 시의 결론은 결국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며 “시의 결론대로 800석 내외의 공연장을 건립하라는 건 사실 필요가 없다”고 일갈했다.

이날 조 의원은 해당 용역이 과거 오류가 있었던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서도 알려진 바 있는 만큼 ‘재용역’ 등을 통해 다른 결과들을 도출하길 바라는 듯했지만 시는 결과와 자세를 바꾸지 않겠다는 뜻은 명확히 했다.

김 국장은 “물론 용역보고에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은 인정하고 그 점은 송구하지만 그 오류가 B/C값 변화나 재무적 타당성 등에 영향이 없었고 이미 발표도 한 만큼 별도로 (재용역 등을) 검토하는 바는 없다”고 밝혔다.

또 “우리 시가 중형 공연장을 용역을 통해 제시하고 예산도 계산한 뒤 해당 구와 의견 청취도 했고 지금도 제반 작업은 진행 중”이라면서 “설계주체의 의견도 들어봤는데 800~900석 짜리 공연장에 가변좌석 도입의 방식으로 200~300석을 추가할 수 있다는 등의 의견도 있어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조 의원이 “용역 자체는 1,400억 이상 예산을 투입해 1,200석 이상의 공연장을 하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질의에도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용역은 시작단계부터도 구체적이지 않았고, 처음부터 ‘타당성을 알아보자’는 취지로 집행부에서 직접 그렇게 얘기한 적이 없었다”고 밝히고 “그래서 용역 명칭도 ‘타당성 조사’라는 점을 전제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물론 용역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기초지자체도 독자적인 성격과 활동을 하면서 주민 행정서비스를 해야 할 기관단체고 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권고사항이긴 하지만 각 구의 주민 접근성 향상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며 “우리 시에서 발을 뺀 것이 아니라 심도 있게 검토하고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 결과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 의원은 북부권에 문화적 소외감 때문에 건립사업도 구상이 된 것일텐데 과열을 이유로 발을 빼는 자세가 보이는 건 문제라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인천 내 각 구들의 재정자립도가 좋다면 모르지만 다들 낮아서 사실상 조성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용역은 다시 해야 할 필요가, 특히 인천시가 처음 마음을 먹었던 의지대로 하기 위한 노력이라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충식 의원의 경우 조 의원의 주장대로 ‘재용역’의 수준까지 요구한 것은 아니었지만 용역의 결과와 판단에는 아쉽다는 의견을 보이며 사실상 조 의원과 ‘결’을 같이 했다.

그는 “우리 시가 공공시설 관리도 많이 하는데 예술회관 체육관 등이 다 흑자가 나는 건 아니잖느냐”며 “그런데 왜 북부권 문예회관 계획만 경제성 접근성 등에서 타당하지 않다고만 하는거냐”며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신 의원은 지금으로서는 용역의 결과가 그리 나왔다고 하니 시의원으로서 그것까지 뒤집자는 말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공공기관에 대해 예산 걱정을 하고 흑자를 낼 생각으로 행정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오죽하면 검단에 계신 분들은 본 의원에게 ‘인천시립교향악단이 검단에 한 번 오는게 소원’이라고 할 정도로 문화 불모지 얘길 듣고 있다”며 “그건 아마 계양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물론 본 의원이 용역을 뒤집겠다는 말은 아니지만, 구마다 할 돈이 있다고 하더냐”며 “용역대로라도 하려면 빨리 하든가 하지, 속도가 안 나니까 민원도 계속 발생하고 그러니 우리는 해 주면서도 욕을 먹고 있지 않느냐”며 타박했다.

이에 김 국장은 “내년에 추경에 반영토록 노력도 할 거고, 시간 단축도 최대한 하겠다”고 밝히고 “특히 (서구의 경우) 검단구가 신설 구로 개편되기 때문에 더 시급하다고 (관계기관 등에) 이미 의견도 냈었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들 두 의원의 지적을 지켜보던 문복위원장 유경희 의원(부평2, 민) 역시 시의 자세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유 의원은 “북부권 문예회관 건도 그렇고 인천관광공사 행감 때 드러난 10년짜리 계약 문제 등도 그렇고 문화체육관광국 등이 의회에 보고라도 했다면 일찍 조치됐을 문제인데 보고도 없고 내용 전달도 안 하는 깜깜이 행정을 한다”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문제가 나중에 드러나는 상황이 너무 많으니까 문화체육관광국 자체가 업무추진에 문제가 많다고 여기저기서 때리지 않느냐”며 “심지어 그런 지적이 건설교통위원회에서까지 나온다”고 타박했다.

그는 “문화체육관광국에서 깜깜이 하다가 짠 하고 발표하는 케이스가 많은데 이런 부분을 보면 문화체육관광국 시민을 위하는 건지 시장님을 위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라며 “문복위원장 하면서 시민들이나 기자들한테 부끄러울 때가 많다”고 질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