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문효경 기자) 고려대학교를 폭파하겠다고 허위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 북부지법 형사12단독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38세)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 및 정신장애 치료도 명령했다. 법원에 따르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공무를 집행하는 자를 속여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게 만들었을 때 적용된다.

조현병을 앓던 이씨는 4월3일 오전 4시9분쯤 서울 성북구 안암로터리 근처 공중전화로 112에 전화를 걸어 ‘고려대 폭파 들어갑니다. 중요합니다’라고 허위 내용을 신고했다.

이 신고로 경찰 1기동단 11중대·경찰특공대 폭발물 분석팀, 성북소방서, 특수구조대 등 총 190명이 고려대에 급파, 3시간40분 동안 건물 출입을 통제하고 수색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허위 신고에 이용된 공중전화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씨가 고려대 인근 고시텔에 머무는 사실을 파악하고 같은 날 이씨를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여 재판에 넘겼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수년 전 정신병원에 3개월 정도 입원한 적이 있다“며 “'고려대 어학원 건물을 짓는 것을 보고 열이 받아' 범행을 저질렀고 당시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가족이 재범을 방지하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고 교도소에 수감하기보다는 사회에서 정신장애 치료를 받게 할 필요성이 있는 점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