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지난해 4월 검단지구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공사현장서 일어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인해 국회와 인천 시민단체들이 요구했던 전관유착 의혹 등 감사청구에 대해 감사원이 8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
이날 감사원이 ‘LH 전관특혜 실태 주요 감사결과’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보고서에는 LH 출신의 전관업체에 대해 특혜는 물론 ‘금품’에 해당되는 상품권과 해외골프여행 등 종류도 다양한 향응 등을 마구 제공한 것으로 밝혀져 추후 엄중한 조치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LH 아파트들의 붕괴사고 원인 중 하나였던 무량판구조 부실 건설과 관련해서는 LH가 인천 검단 등 102개 지구에 2016년 도입된 무량판구조 지하주차장 공법을 적용하면서 구조지침과 구조도면을 비교해 부실시공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음에도 확인하지 않는 등 검수·감독업무가 태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무량판구조 시공 경험이 없는 시공사 등에 전단보강근의 설치 필요성 및 시공방법 등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전단보강근을 누락 혹은 설치 위치를 오기하는 등의 설계오류와 시공상세도를 누락하거나 잘못 작성하는 시공 오류를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또 건축사무소가 구조설계용역을 미승인 업체에 재차 하도급하고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 입금내역서 등을 변조해 LH에 제출했음에도 이를 방치하는 등 문제가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같은 업무태만보다 더 심각한 것은 부정청탁 등을 목적으로 금품과 향응 등이 종류별로 사실상 ‘무한 난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단지역을 비롯한 인천의 지역사회에도 적잖이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LH는 내부 직원들에게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및 ‘LH 임직원 행동 강령’을 통해 직원 한명 한명의 직무와 관련해 그 어떤 사유로도 금품 등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에 따르면 2021년 3월 당시 LH의 차장급 현장 감독이었던 A씨는 직무와 관련한 전관 업체로부터 상품권을 받고 이를 명품 가방을 구입하는 데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LH가 공공기관인 만큼 LH의 직원들은 합계 1천만 원 이상의 현금에 대해 최초 재산 등록을 하거나 매년 변동 사항을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A씨는 조항도 지키지 않은 것이 추가로 드러났다.
또 A씨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10회에 걸쳐 현금 4,560만 원의 현금을 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자신의 계좌에 입금했으나 이에 대한 자금 출처 관련 소명을 거부한 채 본인의 부친이 명절 때마다 자신에게 준 현금을 자택에 보관했다고 둘러대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2019과 2023년에 걸쳐 LH에서 퇴직한 지 2년이 넘지 않은 전관들과 총 4회에 걸쳐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으로 골프 여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LH의 규정 상 금지조항이며 부득이 접촉한 경우 부서장 등 상위직원에게 신고해야 함에도 이런 행위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여기에 A씨는 2020년 2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같은 해 8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이 역시 회사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는 등 공기업 직원이라고 하기엔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LH의 내규에는 직원이 만약 형사처벌을 받았을 시 소속 부서장을 통해 기관장에게 즉시 보고해야 하는 것이 의무다. 또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해서는 회사가 직권 면직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있다.
이후 감사원이 A씨에 대해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하자 A씨는 휴대전화를 파기해 증거를 인멸하기도 하는 등 문제점이 추가로 밝혀지며 현재 감사원은 LH에 A씨에 대한 파면을 요구하고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문제는 A씨만이 아니었다. 또다른 차장급 현장 감독이었던 부산울산본부 소속 B씨와 대전충남지역본부 소속의 C·D씨는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업체인 전관 E씨로부터 연간 10여 차례 골프 접대를 받았는데 이들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개인 당 무려 30회가 넘는 골프를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 직원이 전관 업체로부터 회원제·군(軍) 골프장에 대한 예약 편의를 10회 내외로 받고 회원제 골프장 할인 혜택 및 식사 등 향응을 받은 액수는 모두 90만 원을 넘어갔다.
또 B씨는 E씨와 지난해 6월 함께 일본으로 해외 골프 여행을 다녀왔지만 이 역시 회사에 신고하지 않았고 C씨는 동년 5월 말 건강검진을 이유로 공가를 신청하거나 별도의 연가 신청도 하지 않고 골프를 치는 등 7회에 걸쳐 근무지를 무단이탈하는 일도 있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및 그 결과가 사회적 관심이 크고 국민안전과 직결된 사안임을 고려해 이번 감사에서 확인된 LH의 부실한 관리감독과 전관 특혜 및 유착에 대하여 엄정히 조치한다고 밝혔다.
주요 조치사항은 LH에 이들에 대한 정직을 요구하고 전관 E씨 등과 함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 받도록 관할 법원에 관련 사실을 전달토록 통보하는 등 총 9명에 대해 엄중 문책 등을 요구했다.
또 전관 및 직무관련 업체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진 LH 전·현직자들에 대해서는 대검에 수사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기타 업무태만자 등에 대해서는 무량판 구조설계 점수 업무 및 시공 감독 등을 태만하게 한 LH 관련자 13명 및 관련규정 위반으로 전관 업체에 벌점 등을 미부과하거나 품질미흡통지서를 미발급 하는 등 공사·용역에 대한 관리·감독을 부당하게 처리한 LH 관련자 11명 등 24명에 대해 문책 및 주의를 요구하기도 했다.



배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