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종사자 안전교육 장면 (사진=부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지역에서 배달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하루 10시간씩 일주일에 5.8일을 일하면 월 평균 수입이 197만 원 정도에 머무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처우 등 개선 방안이 고민되는 분위기다. 

사단법인 노동희망발전소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인천본부는 25일 개최한 ‘인천지역 배달플랫폼 종사자 노동실태 조사결과 및 처우개선방안’ 발표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 단체가 인천 배달플랫폼 노동자 102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이고 이중 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지난 7월 기준 하루 평균 10시간, 일주일 5.8일을 근무했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의 세대는 30~50대가 95% 이상이었으며 5년 미만 경력의 전업 라이더가 가장 많았는데 월 평균 268만 원의 수입을 올렸으나 각종 경비 등 72만원을 제외하면 실제로 손에 쥐게 되는 급여는 197만원 수준이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 국면을 맞이하면서 배달 수요가 감소했으나 배달업 종사자가 늘어나면서 이 역시 주요 원인으로 자리했다는 설명이다.

배달 노동자들의 하루 대기 시간은 87분으로 대부분이 대기 시간에 길거리나 골목에 머문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33.4%가 대기 중 주위 시민들로부터 불편한 시선을 느낀다고 밝혔다. 81.3%가 ‘플랫폼 노동자들을 위한 쉼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13.7%는 ‘식사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차라리 굶는다’고 밝혔고 92%는 태풍과 폭설·폭우 등 악천후 상황에서 ‘위험한 줄 알면서도 일을 안할 수 없다’고 답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다른 지자체의 경우 배달·대리운전·방문판매 등 지역 이동노동자 관련 조례를 제정해 쉼터를 운영 중에 있다. 인천은 민간쉼터가 존재하긴 하지만 남동국가산업단지와 부평구 십정동에 2곳만 있어 사실상 이용이 어렵다는 반응이 있다.

인천시는 최근 이동노동자 복리증진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6억 원을 들여 간이쉼터 10개소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잡아놓고 있는 상태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이런 문제의식이 다소 늦게 지역행정에 반영됐다는 반응이 많다. 남동구와 계양구가 지난 6월과 7월 각각 ‘이동노동자 권익보호를 위한 지원조례’, ‘플랫폼노동자 지원조례’가 제정됐으며 인천시의회는 이동노동자 복지증진을 위한 조례가 통과된 시점이 지난 8일이다.

노동희망발전소 측 관계자는 “인천지역 음식 배달 플랫폼 배달기사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지역 내 업체별 근로실태 전반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인천에는 없는 플랫폼노동자 지원조례 설치의 명분과 근거 등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