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제2순환道 ‘노선 합의 여부’ 진실공방]

인천시 최근 노선변경 관련 업무 협약 보도자료 배포
환경단체들 “노선 합의 없었다, 보도자료 내용 유감”

기사등록 : 2023-04-04 15:20 뉴스통신TV 배영수 기자
수도권제2순환로의 여러 노선(안)의 비교도. 노선에 대한 설명(빨강·파랑·회색)은 기사 내용 참조 (제공=송도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보전대책위원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장기 표류를 거듭하던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건설에 대해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항만공사(IPA)가 업무협약을 맺고 노선계획 변경에 대해 협의키로 했다는 소식에 지역사회가 논란에 술렁이고 있다. 

 

해당 소식을 들은 환경단체들이 “노선 합의는 없었다”고 폭로하며 정부와의 협의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노선 합의를 했다고 발표한 의도가 무엇인지 밝히라고 나서면서 일종의 ‘진실 공방’ 국면 가능성도 생겼다.

 

인천지역 환경단체 및 시민단체 일원들로 구성된 ‘송도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보전대책위원회(이하 람사르대책위)’는 4일 성명을 내고 “인천시 등이 체결한 업무 협약은 필요한 절차이겠지만, 발표한 내용은 민관협의회 합의결과를 왜곡한 것으로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발단은 전날인 3일 인천시가 배포한 “인천시·IPA, 수도권 제2순환선(인천~안산) 조속 추진에 합심”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였다.

 

인천시는 3일 시청사에서 IPA 및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인천~안산) 노선계획 변경 관련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내용을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협약의 내용은 “3개 기관이 대안 노선으로의 변경 필요성에 공감하고 골든하버 부지의 개발을 위해 인천경제청이 대안 노선이 지나는 해당 토지의 매입 등에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어 “향후 국토교통부에서 최적 노선으로 확정할 경우 골든하버 부지 수익 보전을 위한 기본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과 관련한 행정업무 등에도 협조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수도권 제2순환로 건설사업은 국토부의 ‘제2차 도로정비기본계획’과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이다.

 

서남부 지역의 국가 간선망 구축 및 송도지구와 김포시, 시흥 시화지구 등의 교통수요 처리와 서해안·영동고속도로의 상습 정체 구간 교통수요 분담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 인천시의 설명이다.

 

이중 인천~안산 구간의 경우 시흥시 시화나래IC와 인천 중구 남항로(서해대로)를 잇는 길이 19.8㎞, 폭 23.4m(4차로)로 건설되는 것이 골자인데,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는 1조 6,889억 원의 예산을 투입, 2029년 완공키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사회와 환경단체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습지보호지역이자 람사르습지인 송도갯벌을 그대로 관통하는 것은 물론 송도 8공구 주거지역 인근을 통과하는 등의 문제가 겹쳐 노선을 확정하기에 주민 수용성이 없었기 때문.

 

특히 송도지구를 지나는 2구간(남송도IC~남항 간 11.4㎞)에 대해서는 환경단체들 및 인근 주민들로부터 갯벌 및 환경 등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강력히 나오면서 지역 주민들이 전혀 수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인천시는 송도갯벌 및 8공구 주민들에 대한 환경영향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타당성 평가를 받은 기존 노선에서 바다 쪽으로 더 나아가 관통하는 노선을 대안으로 꺼냈지만 이번엔 IPA가 강하게 반대했다.

 

IPA가 골든하버 부지를 개발 중인 상태인데 대안 노선이 이를 관통한다는 점 때문에, IPA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탓이다.

 

그러자 시는 지난달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시가 대안 노선에 대한 행위 허가에 우선 나서고, 국토부는 환경부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예정한 데 이어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IPA와 손실 보전에 합의키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가 이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격한 반대의 의견이 여론화 되는 분위기다. 람사르대책위 측은 “시가 추진하는 대안 노선에는 환경적 문제로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람사르대책위 측은 송도갯벌의 훼손을 그나마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면 일전에 한국도로공사가 제시했던 여러 대안 노선 중 골든하버 부지를 지하로 통과하는 노선(안)이 가장 최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위 사진 이미지의 노선 표시도를 보면 빨간색이 국토교통부의 당초 제시 노선이고, 파란색이 인천시가 민관협의회 합의를 거쳤다고 주장하는 노선으로 이들 노선들은 전부 람사르습지를 관통하는데, 대책위가 최선이라고 밝힌 노선은 골든하버 부지 지하로 통과하는 회색 부분이다.

 

그런데 3일 보도자료의 내용을 보면 인천시가 환경 영향을 감안해 결정을 내리고 업무협약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는 것이 람사르대책위 측 주장이다.

 

이들은 “2021년 인천시가 구성한 민관협의회에서 8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내린 결론은 평균간조선 바깥쪽으로 최대한 이격한다, 합의안을 토대로 국토부, 해양수산부, 환경부와 발전적인 방향으로 협의하고 결과를 협의회가 확인한다, 습지보호지역 추가 지정 등 보호대책 등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협의회에서 여러 노선안 검토가 있었지만, 이는 노선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방향과 내용에 대해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람사르대책위는 “인천시가 3일 보도자료에 첨부한 노선안(비교1안)은 민관협의회에서 검토한 안 중 하나인데, 이는 오히려 람사르습지 한복판을 관통하는 안으로 해양수산부, 환경부 등 중앙정부와의 협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교1안보다 습지를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골든하버 부지 지하로 통과하는 노선(비교2안)에 대한 제안과 검토까지만 있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해당 논리라면 인천시가 노선에 대해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를 한 것처럼 포장하고 습지 훼손을 발생시키는 안을 IPA, 인천경제청과 최종 합의했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인천시가 그 의도와 경위를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환경단체들은 이미 국토부 노선안에 대해 해수부와 환경부가 부동의했기 때문에 습지 보전방안을 찾기 위해 협의회가 꾸려진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협의회 결정을 왜곡하고 오히려 습지 한복판을 관통하는 노선안으로 합의한 인천시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경제청·IPA가 협력방안을 모색키로 했다면 이제라도 람사르습지를 최대한 보호하는 노선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논의가 이어지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이에 대한 인천시의 반론은 없는 상태다. 


4일 오후 3시 현재까지 시는 박덕수 행정부시장의 이름으로 “국토부와 협의해 습지보호지역 행위허가 규제적용 배제, 환경부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협의 등 후속 행정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입장만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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