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서구 관내 한 재활전문병원이 폐업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환자 및 보호자 측에게 운영 종료 사실을 일방적으로 알려 논란이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기관이 폐업신고 예정일의 ‘최소 30일 전’까지는 환자 및 보호자에 알려야 하지만 이를 따르지 않은 불법폐업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30일 이 병원에 환자를 보호하고 있던 시민 등에 따르면 청라에 소재한 모 재활병원은 이날 오전 “3월 31일부로 영업 종료를 한다”는 내용의 폐업 예고 안내문자를 일방적으로 발송했다.
병원 환자와 보호자들은 난리가 난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장 다른 병원으로 이송이 힘든 경우들이 있는데 하루 전날 갑작스럽게 폐업을 통보한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이 병원에 80대 노모를 모시고 있다는 한 시민은 “입원수속 밟은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폐업을 안내하고 나가라는 식의 통보를 받으니 의료인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화가 난다”고 성토했다.
보호자들은 해당 병원 관할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데 경제청은 상황을 알지도 못하고 있다며 하소연할 곳도 없다며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서구 주민들에 따르면 2020년에 6월 경에 개원했다고 알려진 이 병원은 총 190개소 정도의 규모의 병상을 갖추고 있는 비교적 큰 규모의 재활전문병원으로 알려져 있었다.
병원이 경제적으로 운영난에 있다는 소식이 일부 주민들에 의해 있기는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에는 정확한 소식은 아니었으나 파산을 이유로 폐업을 결정한 것이 명확해진 만큼 주민들의 소문도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해당 병원은 당초 홈페이지가 있었으나 30일 현재 확인된 바로는 홈페이지조차 열리지 않고 폐쇄된 상태다. 일반 중·대형 병원이 홈페이지를 운영하지 않는 경우는 폐업 등을 제외하면 좀처럼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문제는 현행 의료법이 의료기관 폐업을 위해서는 폐업 신고 예정일 30일 전까지 입원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알려야 함이 의무라는 점이다. 이는 모든 병원들이 해당된다.
실제로 지난 2월에는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한 노인요양병원이 같은 방법으로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운영 종료를 통보하고 병원 문을 닫아 논란이 된 바가 있다. (관련 기사 하단 링크 참조)
그러나 당시에도 부평구는 “폐업신고가 되지 않아 조치하지 않았다”는 어이없는 수준의 해명으로 사실상 손을 놓은 행태를 보이며 이 논란에 불을 제대로 지폈다가 지역사회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그제서야 “조사하겠다”며 마지못해 나서는 듯한 자세로 빈축을 샀다.
인천경제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미처 파악을 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인천경제청 측은 다른 의문들에는 굳게 입을 다문 채 “일단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지역사회는 법적으로 규제까지 하고 있음에도 병원 문을 열고 닫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의료인들에 대한 처벌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이미 높여 왔었다. 단적으로 ‘수술실 CCTV 설치’의 요구 역시 이에 포함된다.
이미 의료계는 납득이 힘든 수준의 의료사고들을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등 신뢰를 잃었다. ‘수술실 CCTV 설치’가 국민들에 의해 요구된 것도 그 때문인데 오히려 의료계 전반은 그런 의견을 낸 국민들과 싸우려 드는 자세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말았다.
병원의 폐업과 관련해 이렇게 ‘법 따위는 우습게 여기는’ 의료인들의 처벌을 강화해야 함에도 관할구청 및 기관들조차 손을 놓고 있는 상황 역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다시금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