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2019년 인천지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붉은 수돗물(녹물) 사태’의 직접피해 주민들에 해당되는 서구주민 6천여 명이 인천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인천지법 민사16부(장민석 부장판사)는 14일 인천시 서구 검단주민 5,200명과 청라주민 1,100명 등이 각각 인천시를 상대로 낸 2건의 약 16억원 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수돗물 사태 당시 인천시 공무원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주민들이 주장하는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시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적수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도 위자료 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정신적 고통이 발생해야 되고 그 고통은 법률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이 적수 사고로 인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명백하게 원고들이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들 모두의 거주지에서 먹는 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돗물이 공급됐다고 단정하기가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들 중 일부는 먹는 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돗물을 공급받았다고 볼 여지는 있었지만 시가 이 과정에 생수와 필터를 지원하고 수도요금 3개월 치를 면제하는 등 광범위한 보상을 이미 한 만큼 정신적 고통도 치유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민선7기 박남춘 전 시정부 당시였던 2019년 5월 30일 인천시 서구 공촌정수장 급수구역에 남동구 수산정수장의 물을 공급하는 수계 전환 과정에서 기존 관로 수압을 무리하게 높여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사태를 파악한 인천시는 공촌정수장의 관할 급수구역에 포함되는 26만 1천 세대 약 63만 5천명이 적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지만 당시 박남춘 전 시장의 사과 시점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이 주민소환까지 언급할 정도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었다.
실제 박 전 시장 역시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고 인천경찰청이 수사를 하면서 사태 은폐의 의도로 시 공무원 4명이 정수장 탁도기를 조작해 고의로 끈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징역 4개월~1년이 각각 구형됐다.
당시 검단 및 청라 주민들은 사태가 일단락된 뒤 그해 10월과 11월 각각 1인당 20~5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따로 제기했다. 시 차원에서 생수와 필터 등으로 실비 보상이 이뤄졌지만 주민들은 의료비 등 정신적 피해와 재산손해 등도 보상하라고 주장했었다.
이 2건의 행정소송 건과 별도로 같은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해 2020년 12월 청라 주민 307명이 낸 손배소는 아직 1심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