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최태범 기자) 주택 외벽 등에 상습적으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제15형사부는 새벽시간에 인천지역 도심 주택가를 돌며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된 A씨(43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4월5일 인천시 미추홀구 일대 주택가를 돌며 건물 외벽에 불을 지르는 등 8차례에 걸쳐 불을 질러 1000여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A씨는 이날 0시28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 한 주택가 골목에서 전동휠체어에 불을 질러 소방서 추산 5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A씨는 4분 후인 같은 날 0시32분께 주안동 주택가 골목에 주차돼 있던 오토바이에도 불을 질러 23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또 0시55분께 미추홀구 한 시장 노상에 있던 싱크대에 불을 붙이고 0시56분께 한 상가 출입구에 설치된 비닐천막에 불을 붙였다가 상가 주인에게 들켜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A씨는 이날 도화동 한 상가 외벽에 불을 질러 실외기 2개 및 창문 등을 파손시켜 65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혔으며 오전 1시5께 한 상가건물에 보관 중이던 페인트 7통에 불을 붙였다.

A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1시11분께는 미추홀구 한 고기 집 옆 골목에 주차된 자전거에 불을 붙이고 17분께 마트 앞 진열대에 불을, 18분께는 주택 앞에 세워진 자전거에 불을 질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총 8건의 화재가 모두 인위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연쇄 방화로 추정해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또 화재 경계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경찰은 인근 CCTV를 확보해 수사를 벌인 결과, 한 남성이 인근 주택가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포착, 사건 발생 8시간만인 오전 8시50분께 인근 주거지에 있던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에서 "살기 힘들어 세상에 불만을 갖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제때 진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상가 건물로 불이 확산돼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자들로부터 용서 받지 못하고 있으나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