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뉴스통신=조항욱 기자) 동거녀 재산을 상속받고자 무단으로 혼인신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법은 뇌출혈로 쓰러진 동거녀 재산을 상속받으려고 무단으로 혼인신고 한 혐의로 기소된 A씨(27세)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26일 동거하던 B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이 되자 B씨 주점 등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이틀 뒤 B씨의 신분증과 도장을 이용, 혼인 신고서를 작성했다.

A씨는 증인 란에 자신의 아버지와 동생 이름을 기제해 신고를 끝냈다. B씨는 A씨가 혼인신고한지 사흘 뒤인 7월1일 숨졌다. A씨는 재판에서 "B씨와 사실혼 관계로 혼인신고에 대한 B씨의 추정적 승낙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혼인의 의사가 있으면서도 장기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B씨에게 신장 이식을 해주겠다고 약속하고도 장기이식에 필요한 혼인신고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의식불명이 된 뒤 혼인신고를 한 점과 두 사람이 같은 집에 살면서 각방을 쓴 점, A씨 집안과 B씨 사이에 교류가 없었던 점 등으로 볼 때 B씨의 추정적 승낙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