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양성현 기자) 흉기를 휘둘러 부인과 딸을 살해 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장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 서부지법은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흉기를 휘둘러 부인과 딸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B씨(69세)에게 징역 2년6개월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B씨는 '내가 죽으면 가족에게 짐을 너무 많이 남기고 떠난다'는 생각으로 흉기를 꺼내 부인 A씨(64세)의 목과 가슴을 찌른 후 딸 B씨(35세)의 목을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B씨는 특별한 이유 없이 배우자와 딸을 흉기로 찌르거나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며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는 살인행위는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 용인될 수 없다"고 질책했다.

다만 재판부는 ▲B씨가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범행한 점 ▲동종 범행전력이 없는 점 ▲정신질환 치료 의지가 있는 점 ▲피해가족들이 B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해 형을 감경했다.

한편 옥천 네 모녀 사망사건과 같은 비속살해 범죄가 끊이지 않으면서 '가족은 내 것'이라고 믿는 비뚤어진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4월에는 생활고에 시달리던 어머니가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성국 박사(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가 2015년 발표한 '한국의 존속살해와 자식살해 분석'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발생한 자식살해 사건은 총 230건으로 해마다 30~40건씩 꾸준히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