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문효경 기자) 홧김에 아버지와 누나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서울 북부지법은 새로 산 침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투다 아버지와 누나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씨(24세)에게 18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명령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3월9일 서울 강북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새로 산 침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침대를 부수며 화를 냈다.

A씨는 또 이를 누나가 나무라자 다툼 끝에 아버지와 누나를 둔기로 수차례 내려쳐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직후 112로 전화해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 출석한 A씨는 무표정으로 전면을 응시한 채 별다른 동요 없이 선고 내용을 들었다. A씨 측은 A씨의 정신 상태를 이유로 들어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 변호인은 결심공판에서 "용서되지 않을 범행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은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고 나서 주요우울장애라는 정신질환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변론했다.

A씨 모친도 피고인 측 증인으로 출석해 "아버지의 얼굴을 보는 것조차 싫어했고 집에 아버지만 없으면 밝은 아이였다"면서 "주요우울장애가 아니었다면 그런 일을 저질렀을 리가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는 능력이 상실될 정도는 아니었다고 보여져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죄질이 패륜적이고 잔인하며 가족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감정이 안 좋고 누나가 아무리 자극해도 잔혹하게 살해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고 범죄 예방의 필요성도 매우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