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법상 겸직금지 위반 논란에 휩싸인 한국노총 소속 대전시의회 의원이 지역본부 의장 직함을 내려놓지 않고 배짱을 부리고 있다.
초선 의원으로 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까지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종호 의원(동구2) 얘기다. 한국노총 지역본부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업비와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이 때문에 이 의원은 '영리목적 거래 금지 및 공공단체의 관리인 겸직 금지'에 해당돼 지역본부의 의장직을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시의원 임기 개시 한 달 하고도 9일이나 지났는데도 한국노총 대전지역본부 의장 직함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대전시의회 의장은 지난 3일 지방자치법상 겸직금지 조항을 위반한 이 의원에게 구두로 사임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한국노총 지역본부의 조직안정을 위해 당장 내려놓을 수 없다. 기다려 달라"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을 뿐 명확한 사퇴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법상 실질적인 처벌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의 태도로 비쳐진다.
시민들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4년 동안 주민들을 대표해 일을 해달라며 지방의원을 뽑아줬다. 그런데 이 의원은 150만 시민을 대표하기 보다는 한국노총 지역본부 5만 조합원을 대표하기 위해 시의원이 된 것 같다.
조직안정이 그렇게 걱정이 됐다면 지방선거에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물론 5만 조합원도 대전시민이다. 그러나 150만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실정법상 '겸직금지 위반'이란 도덕적 비난의 대상임에는 분명하다.
시의회는 이 의원이 사임 권고에도 직함을 내려놓지 않을 경우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를 요구할 방침이다. 어떤 것이 그나마 모양새가 나을지는 이 의원이 판단할 몫이다. (대전ㆍ충남=뉴스1) 김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