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1일 인천경찰청 앞에 모여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 교육현장에서 일어난 전자칠판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엄중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인천평화복지연대)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진영의 정당 단체들이 모여 최근 인천 일선 교육현장에서 논란중인 전자칠판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수사당국이 직접 밝혀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교육연구소와 인천전교조, 인천여성회와 인천평화복지연대 등과 정의당, 진보당 인천시당 등은 11일 인천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의 시민사회와 교육계는 전자칠판 설치 특정 업체와 인천시의원과의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수사당국의 엄정한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달정보공개포털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인천 각급 학교의 전자칠판 설치는 2021년 17억 4,653만원에서 2022년 81억 2,464만원으로 급등, 올해 9월 기준으로만 266억 7,046만원에 이른다.

그런데 최근 전자칠판 조달과 관련해 특정 업체가 빠르게 시장을 점유한 것이 확인되면서 이 과정에서 일부 시의원의 조력과 그에 대한 대가성 금품제공 등 ‘리베이트’의 의혹이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

이들은 “시민사회와 교육계는 정황을 통해 특정업체와 일부 시의원과의 유착관계를 의심하고 있다”며 “9대 교육위원회 의원의 인천시교육청 요구사업 중 특정 의원의 전자칠판 보급사업 요구가 특정업체에게 몰렸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러한 의혹을 받는다고 알려진 시의원들의 신상을 감안하면 9대 의회의 ‘후반기’가 아닌 2022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활동한 ‘전반기’의 교육위원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러한 리베이트 의혹을 받는 시의원은 지역사회에서는 4명 정도로 압축되고 있다. 이중 A의원이 미추홀구, 연수구 등지에서 29건, B의원이 계양구, 부평구 등 24건, C의원이 남동구서 11건, D의원이 서구에서 8건 등이 의혹 대상으로 주로 거론되는 분위기.

이에 의혹 대상이 아닌 시의원과 시민사회진영 등이 자체적으로 알아본 바로는 A·D의원이 요구했다는 37건 중 약 30건이 P업체, B·C의원이 요구했다고 알려진 35건 중 약 30건이 E업체가 설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단체들은 또 2021년부터 올해까지 전자칠판 설치 예산 중 교육청 목적사업에 위 두 특정업체의 비율이 유독 높다는 점도 의혹 대상이라고 짚었다.

전자칠판 설치 예산은 앞서 언급했듯 올해 9월 기준으로 266억 7,046만 원으로 이 중 시교육청 목적사업비가 약 108억 원, 학교운영비가 약 158억 원 규모다. 이중 P업체와 E업체 점유율은 전체 예산 266억 중 약 46.2%인데 교육청 목적사업으로 한정한다면 182억의 약 72% 규모다.

시민단체들은 앞서 설명한 정황들을 종합해 봤을 때 일부 시의원들의 조력을 받아 P업체와 E업체가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갔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데 이 논란과 관련해 최근 공개된 특정 업체 영업팀의 SNS 대화방 내용을 짚기도 했다.

해당 대화방 내용에는 이들이 학교를 방문해 전자칠판이 시의원 예산이라며 영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시의원 예산’이라는 단어가 원칙에도 안 맞고 일반적인 용어가 아님을 감안하면 특정 업체가 학교를 방문해 시의원과 무관하게 이런 말을 썼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어 대화방에는 ‘2024년도 인천시교육청 본예산 입력 마감기한인 9월 15일까지 영업을 마감해야 한다’는 문구도 등장하는데 이 역시 시민단체들은 시의원 또는 교육청 예산 관계자의 조력이 없으면 알기 어려운 정보라는 입장.

시민단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칠판 시의원 리베이트 의혹이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의혹은 나날이 커져감에도 수사당국이 뭘 하고 있느냐며 성토했다.

해당 의혹은 9대 인천시의회 전·현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교육청에 요구한 전자칠판 사업과 실제 P업체와 E업체 설치 학교를 비교해 보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안으로 수사도 그리 어렵지 않다는 주장이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인천평화복지연대 관계자는 “인천의 시민사회와 교육계는 전자칠판 시의원 리베이트 의혹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교육행정을 감시해야 할 의회가 비리 의혹에 연루되었다는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리베이트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 비용만큼 우리 아이들이 교육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뜻을 함께 한 단체들은 다음과 같다. (사)인천교육연구소, (사)인천여성회, (사)청소년인권복지센터내일, 노동자교육기관, 인천교사노동조합, 인천교육정책원,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지역연대, 인천평화복지연대, 인천YMCA,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인천지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인부천지역본부, 정의당인천시당, 진보당인천시당, 참교육학부모회인천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