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최근 복수의 언론들을 통해서도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인천 학교 전자칠판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수사 촉구가 시민단체 차원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자녀들의 교육 현장에 대한 불법적인 정황을 교육행정의 감시기관인 시의회의 의원들이 자행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상황임에도 수사당국이 수사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다.
인천평화복지연대(평복연)와 인천YMCA에 따르면 최근 이 두 시민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 일원들은 11일 인천경찰청 앞에서 인천 전자칠판 리베이트 의혹을 받는 특정 업체와 시의원들에 대해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자체 개최한 전자칠판 의혹 긴급 집담회와 2일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의 긴급현안질의 등의 내용을 종합한 바 특정업체와 일부 시의원과의 유착관계를 의심할 수 있는 정황들이 분명히 있다는 입장이다.
먼저 언론을 통해 문제가 제기된 전자칠판 특정업체 쏠림 현상은 교육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도 지적됐다.
당시 정종혁 시의원(서구1, 민)은 특정업체 점유율이 2022년 3.1%에서 지난해 44%로 급격히 확대됐는데 이 배경에는 기술 혁신이나 가격 인하가 없었다며 특정 요인이 없었음에도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된 원인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전자칠판 예산은 2021년 1억 4천만 원, 2022년 37억 원, 2023년 36억 원에 이어 올해 8월 기준 33억 원이 집행됐다. 이중 지난해와 올해는 이번 9대의회의 전반기 교육위원회에서 전자칠판 예산을 심의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논란이 된 특정 업체의 영업팀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방이 공개됐는데 대화방에서 영업팀 직원들은 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자칠판이 ‘시의원 예산’임을 강조해 영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원 예산’이라는 코멘트는 원칙에도 맞지 않는데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업체가 학교를 방문해 특정 시의원과 무관하게 이러한 용어를 사용했다고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게 두 시민단체의 입장이다.
또 대화방에는 ‘올해년도 시교육청 본예산 입력 마감기한인 9월 15일까지 영업을 마감해야 한다’는 문구도 등장했는데 이러한 내용은 특정 시의원이 전해줬거나 교육청 예산 관계자들이 도와주거나 하지 않으면 알기 쉽지 않은 정보라는 점도 의혹에 부채질을 더하고 있는 형국.
더불어 두 단체 개최로 진행된 집담회에서는 9대 교육위원회 의원의 요구사업 중 특정 의원의 전자칠판 보급사업 요구가 특정업체에게 몰렸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이들은 밝혀 왔다.
교육위원회 소속의 시의원들이 간혹 교육현장의 민원 해결이나 교육정책 현실화 등을 위해 교육청에 사업을 요구하기는 하지만 이같이 불법적인 리베이트에까지 관여하는 것은 시의원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집담회에 참여한 한 언론사 측은 리베이트 의혹을 받는 시의원들에 대해 실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는데 사실이라면 의회가 그야말로 발칵 뒤집힐 수 있는 초유의 사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당시 이 언론사 측은 4명의 교육청 요구사업 중 전자칠판 보급사업은 A의원이 미추홀구, 연수구 등 29건, B의원이 계양구, 부평구 등 24건, C의원이 남동구 등 11건, D의원이 서구 등 8건으로 이뤄졌다고 밝혀왔다.
이중 A의원과 D의원의 요구한 37건 중 약 30건이 P업체, B의원과 C의원이 요구한 35건 중 약 30건이 E업체가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인데 아직은 수사당국의 수사 전 시점인 만큼 단정할 수는 없는 상태다.
두 시민단체는 현재 교육계는 물론 시민사회 전체가 전자칠판 시의원 리베이트 의혹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시의원들은 교육행정을 감시해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비리 의혹에 연루됐다는 자체가 충격이라는 것.
두 단체는 “수사당국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교육계와 시민사회의 뜻을 모아 수사당국의 수사를 촉구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시민 혹은 단체 중 수사 촉구에 동의하거나 참여를 희망하는 단체 및 인사의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전자칠판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명명백백한 수사를 요구하거나 기자회견에 직접 참여를 희망하거나 하는 메시지는 구글 링크를 통해 오는 9일까지 의사를 밝히면 된다. 해당 구글 링크의 주체는 두 단체(평복연, 인천YMCA)다.
수사 촉구 동의 및 기자회견 참여 신청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