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유원지 일원 316만㎡의 땅을 경제자유구역(FEZ)으로 편입하기 위한 용역 절차를 시작했다.
인천시가 최근 이 토지의 소유 주체인 부영그룹에 대한 특혜 의혹 등이 제기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절차가 부영에 대한 특혜 마련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심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17일 ‘송도국제도시 일원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기술용역 입찰공고(사업수행능력평가 후 가격입찰)’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즉 용역을 수행할 주체를 공모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약 25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해당 공고는 사전 사업수행 능력 평가가 전제된 것으로 총 11개 사업자가 입찰 참가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들은 입찰 참가를 희망하는 경우 25일 오전 10시까지 전자 입찰서를 제출 받아야 하며 25일 오전 11시 개찰, 예정가격 이하~낙찰하한율(79.995%) 이상 중 최저가 순으로 적격심사를 실시해 종합평점 92점 이상을 받으면 낙찰자로 선정된다.
경제청이 알린 배점 기준은 ▲사업수행능력평가 64점 ▲기술자 경력평가 1점(전체 만점 적용) ▲경영상태 2점(전체 만점 적용) ▲지역업체 참여도 3점(30% 이상 3점, 30% 미만~20% 이상 1점) ▲입찰가격 30점 등이다.
용역의 주요 과업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사전경관계획 수립 ▲경제성 검토(타당성조사)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 등의 내용이다.
인천경제청은 과업 내용서를 통해 송도국제도시 첨단산업(바이오, AI, 로봇 등)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투자유치용지 부족 현상이 가시권에 접어든 만큼 장기간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송도유원지 일원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추가 지정한다는 것을 이번 용역의 의도라고 밝히고 있다.
용역을 통해 송도유원지 일대로 경제자유구역의 확장에 대한 타당성 논리를 만들어 이에 부합하는 개발 계획을 수립해 추가 지정을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인천경제청이 확장하려는 구역에는 부영그룹 소유의 송도테마파크 및 도시개발사업 부지 약 104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추후 문제의 소지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인천경제청이 해당 토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시켜 산업 용지로의 전환 등을 통해 부영에 막대한 수준의 특혜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논리다.
당초 대우자동차판매(주)의 소유였던 이 토지는 대우자판의 분할로 인해 경매에 나왔고 부영그룹이 이를 사들이면서 개발사업 등 계획을 잡고 있으나 이후 장기간 방치돼 있는 상태다.
당초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인가 조건에 따르면 테마파크 준공 3개월 전까지는 아파트 분양 등 행위를 금지하도록 하는 조항이 적시돼 있기 때문에 부영은 테마파크부터 먼저 조성하고 난 뒤 아파트 분양을 할 수 있는 상태다.
그러나 해당 토지는 폐기물 매립 등으로 인해 심각한 수준의 오염이 확인돼 있다.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송도테마파크 예정지 약 50만㎡ 중 77% 정도에 해당되는 약 38만 6천㎡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납·비소·아연·불소 등이 기준치 넘게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부영이 테마파크 조성을 하기 위해서는 토지의 정화 작업이 필요하고 여기에 테마파크 놀이시설 설계도를 통해 소음영향평가 등을 할 수 있으나 부영은 관련 자료들을 아직 제출하지 않은 상태로 송도테마파크 실시계획인가에 대한 효력은 현재 정지돼 있다.
지역사회는 인천시와 부영의 소위 ‘밀월관계’를 계속 의심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최근 이행숙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비공개로 접견한 사실은 지역 전반에 큰 충격을 줬었다. (관련 기사 하단 링크 참조)
당시 시와 부영은 ‘테마파크 완공 3개월 전 도시개발사업의 아파트 분양과 착공은 금지’의 내용을 ‘테마파크 부지의 토양오염을 정화하는 작업의 착공’으로 완화해 주는 데에 합의하고 MOU까지 체결하려 했는데 이것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으로 크게 지탄을 받은 바도 있었다.
그러자 시는 MOU 등 계획은 없던 일로 하고 부영과 다시 협의하겠다면서도 ‘인가 조건을 소폭 완화하는 선’의 전제 사항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아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았는데 이렇게 경제자유구역 편입을 통해 우회적으로 특혜를 주려 하는 게 아니냐는 식의 의혹이 지역사회에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 시장의 측근 인사들로 알려진 인물들이 부영 및 산하 언론사 등의 고위직 자리를 차고 들어갔다는 소식 역시 이를 의심하기에 충분한 ‘부가적 내용’ 중 하나다.
한편 이곳 인근 주민들의 경우 해당 토지가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될 경우 송도테마파크 사업은 무산될 것이 뻔하다는 논리를 들이밀며 오래 전부터 반발의 뜻을 표명하고 있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