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숙녀 기자
▲해외 물품을 국내로 반입, 국산 라벨을 붙여 조달청을 통해 군부대에 납품된 군용 장갑 (사진=배준영 의원실)
(뉴스통신=유숙녀 기자) 수십억 원 상당에 이르는 라벨갈이 물품이 정부기관에 납품됐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뉴스통신>이 조달청 자료를 조사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조달청 계약을 통해 공공기관에 85억 원 상당의 ‘라벨갈이’ 물품이 아무 제제 없이 납품된 것으로 밝혀졌다.
라벨갈이란 해외 물품을 국내로 반입, 국산 라벨을 붙여 판매하는 행위다. 육군, 경찰청 등 전국 지자체에 의류, 보행매트, 볼라드 등의 물품이 국산으로 둔갑, 납품됐다.
적발된 물품은 12건으로 85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달청은 라벨갈이 물품 납품 업체에 3개월~12개월 가량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거나 단순 경고에 그쳤다.
약 41억 원 상당의 라벨갈이 제품을 납품하고도 고작 6개월 거래정지에 그치거나 1억 원 상당의 라벨갈이 제품을 납품한 회사가 별도의 행정처분을 받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현행 법령에 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비롯해 최대 2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부당이득 환수조치 등을 취할 수 있으나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쳤다.
특히 라벨갈이 물품 회수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어 라벨갈이 물품이 납품됐다 적발된 사례 중 회수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와 관련 배준영 의원은 “라벨갈이 행위에 대한 처벌이 미약해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하고도 몇 개월 쉬면 다시 조달청에 납품할 수 있어 유사 사례가 반복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달청 납품마저 라벨갈이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라벨갈이가 침투할 수 없도록 통관 시스템부터 납품 단계까지 전면 재점검하고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