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역사바로세우기 시민모임 회원들이 사직 산에 심은 벚나무 제거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통신=조항욱 기자) “충주시는 토지 신과 곡식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사직 산에 심은 벚나무를 즉시 제거하라”

충북 충주역사바로세우기 시민모임은 20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촉구하고 “충주시는 사직 산에 자생하는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벚꽃동산 조성을 이유로 벚나무를 심었다”고 밝혔다.

이어 “일제는 제사를 지내던 사직단을 허물고 그 자리에 일본 건국신화의 주역인 천조대신을 안치하는 신사를 건립했고 벚나무 심제 등 각종 시설을 설치하며 일본제국주의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시민모임은 특히 “일제 말기 전시 동원체제가 강화되면서 내선일체와 황국신민화를 위해 신사참배를 강요했다”며 “신사참배 이후엔 징용을 비롯해 징병, 보국대, 정신대 등에 끌려가 목숨을 잃거나 희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제의 광기와 망령이 날뛰던 고통스럽고 아픈 역사를 간직한 장소가 바로 사직 산”이라며 “충주시가 사직 산에서 벚나무를 제거할 때까지 제거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충주시 관계자는 “일본은 법적으로 정해진 공식적인 국화(國花)가 없고 일본 황실을 상징하는 꽃으로 국화(菊花)가 있을 뿐”이라며 “지난 4월 사직 산에 식재한 나무는 왕벚나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많은 사람들이 왕벚나무 원산지를 일본으로 알고 있는데 왕벚나무의 원산지는 제주도”라면서 “벚나무가 일본 국화로 입증되지 않는 한 사직 산에 식재한 벚나무를 제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