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조항욱 기자)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딸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 서부지법은 꾸중을 들었다는 이유로 80대 노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B씨(63세, 여)에게 징역 2년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정신장애와 조현병을 앓았던 B씨는 지난 4월 어머니 A씨(82세)에게 흉기를 휘둘러 머리와 턱, 몸 등을 수차례 찌르고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과 법원 조사 결과 B씨는 평소 어머니 A씨가 자신을 자주 정신병원 입원시켰고 제대로 된 치료를 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강한 적개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잔소리에 불만을 품고 있던 B씨는 사건 당일 저녁 '왜 반찬을 남기냐, 주는 것도 똑바로 못 먹느냐'고 다그치는 A씨의 말에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흉기를 들고 어머니에게 다가간 B씨는 A씨의 머리와 턱, 몸을 마구 찔렀다. 전신에 상처를 입은 A씨가 가까스로 도망치면서 B씨의 범행은 미수에 그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재판부는 B씨의 범행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B씨가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범행했다고 판단했지만 형을 감경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B씨에게는 존속살해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B씨가 '환청이 들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는 등 사건 당시 조현병이 발현해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 A씨가 B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이 감형 사유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B씨에게 과거 전력이 없고 엄벌보다는 배려 및 치료를 통한 교화가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B씨에게는 보호관찰 및 치료도 명령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