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최태범 기자) 적십자사가 말라리아 헌혈제한 지역에서 4만 여건에 달하는 채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국회의원(경기 부천시 소사구)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가 건의하고 복지부가 승인해 2016년 11월부터 금년 3월까지 말라리아 헌혈 제한지역의 6개 혈액원에서 4만1,301명을 채혈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년 제1차 혈액관리위원회 보고안건 ‘동절기 국내 말라리아 헌혈 제한지역 한시적 채혈실시 결과보고’에 따르면 2016년 제3차 혈액관리위원회 심의 후 말라리아 헌혈 제한 지역 전혈채혈을 실시, 개인 6,222명, 단체 35,079명의 혈액을 채혈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 기간 채혈된 혈액은 말라리아 선별검사 후 14일 동안 출고 보류 기간을 거쳐 출고됐다. 또한 말라리아 선별검사 결과 총 4만1,301건 가운데 양성 건수가 28건으로 0.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말라리아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대한적십자사는 말라리아 관련 헌혈 제한지역 채혈 및 공급관리 지침을 통해 헌혈 제한지역에 대한 채혈을 관리하고 있다. 이 지침 제4조 말라리아 관련 헌혈 제한지역 채혈기준 2항은 말라리아모기가 활동하지 않는 11월~3월 사이에 한해 한시적으로 채혈을 허용하고 있어 적십자사가 복지부에 건의해 혈액관리위원회에서 승인할 경우 채혈이 가능하다.

이번 채혈은 3번째 채혈로 겨울철 혈액수급 안정화를 위해 대한적십자사가 건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의원실은 최근 매년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 연 700명 이상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5~10월 사이에 집중돼 있어 11월부터 채혈을 허가하는 것이 안전할지 의문이다. 

또한 2006~2014년까지 199건이 수혈을 통해 심각한 감염 병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중 3건이 말라리아 감염자로 나타나 말라리아 선별검사만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말라리아 위험지역의 혈액이 정말 안전하면 위험지역에서 해제되는 것이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상희 의원은 “현재 혈액관리법 이하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채혈금지대상자에 대한 사항만 명시하고 헌혈위험지역에 대해 명시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헌혈과 수혈은 국민들의 안전과 질병에 직접 영향이 있는 만큼 질병관리본부 지침이 아니라 혈액관리법 개정을 통해 더욱 안전한 혈액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