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7일 3인의 국회의원(안철수, 김예지, 김상욱)을 제외한 국민의힘이 ‘내란수괴’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을 단체로 불참한 가운데 인천지역 국힘 의원들을 향한 여론도 인천에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표결 불참 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윤상현 의원은 “탄핵을 반대해도 1년 후엔 다 찍어주더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하며 사실상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을 폄하하는 듯한 노골적인 발언까지 이어가고 있다.
9일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평복연)는 성명을 내고 “윤상현 의원이 탄핵 반대에 이어 국민을 무시하는 막말까지 했다”며 “과거 욕설공작정치의 버릇을 못 고친 채 이젠 국민들까지 무시한 막말을 한 윤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즉각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발단은 8일 윤 의원이 보수 유튜버로 활동 중인 배승희 변호사의 영상에 출연하면서 “윤 대통령은 여전히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어 같은 당의 김재섭 의원이 지역구에서 욕을 많이 먹고 있다는 것에 신경쓰지 말라는 식의 조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당시 그는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하는 거 앞장서서 반대해서 욕 많이 먹었는데 1년 후에는 무소속으로 가도 다 찍어주더라”며 “지금 당장은 그럴 수 있으나 내일, 모레, 1년 후 국민은 또 달라진다”고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것.
이는 박근혜 탄핵정국 당시 전 국민이 참여하며 연대한 촛불집회 당시 김진태 의원(현 강원도지사)가 “촛불은 불면 꺼진다”는 식의 발언으로 국민들의 메시지를 폄하하려 들었던 것과 사실상 같은 논리여서 상당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평복연은 “윤 의원은 윤석열의 탄핵을 무산시킨 국민의힘 중진 중 한 명인 데다 보수 유튜브에 출연해 국민을 무시한 발언을 이어갔고 또 윤 대통령이 명예롭게 상황을 탈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국회의원들의 몫이고 최소한의 예의라는 등의 막말로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과거 윤 의원이 2016년 새누리당 시절 “김무성 죽여버리게, 죽여버러 이XX. (비박계) 다 죽여” 등 공작정치 논란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음에도 지역구 유권자들이 윤 의원을 최종 선택해준 배경을 언급하며 “과거 행적을 믿고 벌이는 오만의 극치이자 국민을 무시한 만용”이라고 평가했다.
평복연은 “윤 의원이야말로 명예롭게 상황을 탈출하고 싶다면 스스로 국회의원에서 사퇴하라”며 “만약 윤 의원이 윤석열의 명예로운 퇴진을 위해 탄핵을 반대한다면 시민들은 윤상현 의원을 국회의원에서 끌어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권에서도 윤 의원에 대한 성토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22대 총선 당시 윤 의원과 같은 지역구에서 경쟁했던 남영희 민주당 인천동·미추홀을 지역위원장은 “계엄해제 투표 불참에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반대에 앞장선 것도 모자라 자신을 선택해준 미추홀을 주민들까지 폄하했다”고 일갈했다.
남 위원장은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해 헌법적 가치와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자리임에도 윤 의원 스스로 이를 심각하게 훼손하며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을 모독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국민을 단순히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감정적 존재’로 여기는 정치인이 과연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성토했다.
현 인천지역 국회의원인 노종면 의원(부평갑) 역시 “윤상현이 과거 전두환의 사위였던 만큼 ‘전두환의 변종’에 해당되는 윤석열을 옹위하는 건 뭐 놀랍지도 않다”며 “하지만 자신의 불의한 처세가 뭐 자랑이라고 (김재섭 의원에게) 전수까지 하냐, 실상을 드러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라며 비아냥대기도 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국민을 개·돼지로 보겠다는 소리”라며 “이번에는 단순 의리 문제가 아니라 국가 반역의 문제로, 주권자인 국민을 배신하는 중범죄에 대한 문제”라며 윤 의원의 인식이 비상식적임을 강조했다.
또 “박근혜 탄핵 이후 잔인하게 처벌한 게 윤석열 검사 아니냐”며 “윤 의원은 자신이 그렇게 의리를 지키려 한 박근혜를 잔인하게 처벌한 윤석열을 옹호하려고 국가 반역을 하는 것이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윤 의원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국힘 인천 국회의원인 배준영 의원 역시 자신의 지역구에 포함되는 영종지구 주민들로부터 상당한 원성을 듣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최근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는 “우리 영종주민들의 뜻은 배 의원이 탄핵소추안에 적극적으로 찬성 의사를 공표하고 찬성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배 의원이 지역 대표로서 국민과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단호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 의원은 3일 국회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에 나서지도 않음은 물론 이번 탄핵안에 역시 불참하며 사실상 윤 의원과 같은 행보를 보인 셈이라 영종지구 주민들의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한 영종지구 주민은 “배 의원은 이미 지난 3일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에 참여하지도 않으면서 주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며 “물론 여당 원내수석부대표로서 고심은 있겠지만 이번 사안은 내란과 헌법유린의 문제여서 이를 심각하게 판단한 주민들이 뜻을 전했음에도 이를 외면한 셈”이라며 크게 실망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윤 의원과 배 의원은 이러한 모든 목소리에 대해 사실상 귀를 닫았음을 우회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우선 윤 의원은 8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당 의원총회 당시 추경호 원내대표의 재신임이 압도적 찬성으로 추인됐음을 밝히면서 “늦어진 예산안 심사에 돌입해야 한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라며 사실상 ‘딴소리’만 늘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배 의원 역시 2일 노인복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알리는 글 이후로는 당초 본인이 계엄 상황 당시 짧게 올렸던 계엄의 해제 요청 메시지를 삭제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내수석부대표를 사임한다고 밝히며 여전히 탄핵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인천지역의 두 여당 의원들이 입을 모아 민심을 배반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만큼 향후 두 의원에 대한 악화일로의 여론과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