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국민의힘 소속의 지역구 국회의원인 윤상현 의원(인천동·미추홀을)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반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현함에 따라 지역구 주민들의 원성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윤 의원에 대한 ‘비토’의 여론은 결국 인천시의회까지 확산되며 미추홀구를 중심으로 활동중인 시의원들이 윤 의원을 직접 저격하는 등의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윤 의원은 자신의 SNS에 “대통령 탄핵은 헌정에 중대 변곡점, 아직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야당의 주장에 동참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체제와 우리 후손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대통령 탄핵은 안 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대로 무기력하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할 수 없다”며 본인이 탄핵에 반대하는 이유를 노골화하기도 했다.
특히 같은 글에서 본인 스스로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힘에 따라 그의 주장 자체는 ‘이재명 당 대표에게 정권을 주는 것이 위헌의 계엄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밝힌 셈이 됐다.
이같은 윤 의원의 입장은 결국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이 됐는데 문제는 윤 의원이 소속돼 있는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윤 의원 포함)이 사실상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음이 확인된다는 점이다.
이날 국힘 중진 의원들은 추경호 원내대표 주재로 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한 입장 등을 논의하며 의원들이 다양한 의견 개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 원내대표가 계엄 이후로 자당 의원들의 국회 행보를 고의방해 했다는 의심이 정설화되는 상황과 ‘탄핵 반대’를 당론화한 배경이 사실상 국힘 중진들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대통령 호위무사들의 도원결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국회에 출입한 기자 및 보좌진 등의 전언에 따르면 이 회의에서는 한동훈 당 대표가 윤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전환하는 것을 ‘당론 위배’로 규정하고 동의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전반적으로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윤 의원과 추 원내대표 외에도 조경태, 권성동, 나경원, 조배숙, 김도읍, 김상훈, 박대출, 박덕흠, 이종배, 이헌승, 한기호, 안철수 등의 의원들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가 탄핵 찬성을 동의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고 알려졌다면 현재 탄핵 찬성 입장에 선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안철수, 조경태 의원의 참석에 의심 혹은 우려의 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윤 의원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대표의 주장(탄핵 찬성론)에 동조하는 의원들이 있었는지를 물었던 기자들의 질문에 “거의 없었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도 아직 확인되고 있지 않고 있다.
이어 “한 대표가 혼자 말하기 전에 중진들과 당연히 협의해야 하는데, 그게 전혀 안 됐다는 성토도 있었다”며 “한 대표의 말이 100% 옳다고 해도 우리는 전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윤 의원의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윤 의원의 정치관마저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 발견된다. 특히 ‘옳다고 해도 전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등의 발언에서는 ‘헌법보다 정치공학이 더 중요하다’는 비상식적 세계관도 엿볼 수 있기 때문.
실제 이를 확인한 시민들도 윤 의원의 글에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윤 의원의 해당 SNS 글에는 “대한민국 체제는 당신이 지키려는 대통령이 이미 박살을 냈다”, “선거철만 되면 토지금고 앞에서 허리 굽히면서 명함돌리던데 가증스럽다”, “쿠데타 시도해서 안 되면 사과하면 되냐” 등의 일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윤 의원의 행보는 곧장 인천시의원들에게도 전해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비례대표 시의원이지만 미추홀구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김대영 시의원은 “계엄해제 국회표결 불참에 이어서 탄핵까지 반대한다니, 윤 의원은 국민의 대리인이냐, 아니면 윤석열의 대변인이냐”며 비꼬았다.
김 의원은 “미추홀을의 유권자로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라면 위헌계엄으로 내란 시도한 윤석열 탄핵 반대를 철회하고, 즉각 탄핵에 동참하라”고 일갈하며 윤 의원의 SNS에도 “아직도 의원님은 내란에 대한 방조와 방탄 중이시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미추홀구 주민 오모씨(40)도 “윤 의원이 지역구 관리는 잘 한다는 평가가 있기는 한데, 그런 분위기가 극대화된 나머지 50대 이상 여성들이나 노인들에게 아이돌처럼 인기를 얻는 듯한 부분이 있다”며 “그러다보니 옳고 그름을 바라보는 눈이 먼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더라”며 성토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