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3시 경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 카메라에 찍힌 시민들의 운집행렬. 아직 본격적으로 집회가 시작되기 전임에도 인파가 빼곡한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비상 계엄을 선포하며 헌법을 사실상 ‘유린’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 3인을 제외한 105인 전원이 퇴장해 부결됐다.

특히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에 대해서는 ‘개표 부결’이 아닌 ‘정족수 미달’로 표결 개표조차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하며 전 세계 선진 민주국가들에게도 대한민국은 제대로 ‘망신살’을 뻗치게 됐다.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과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에 대한 특검안은 결국 ‘다른 전개와 결과’로 전부 부결됐다.

먼저 김건희 특검안은 재적 국회의원 300명이 전원 출석한 가운데 2/3 이상의 찬성요건 200표 중 198표가 나오면서 결국 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는데 이 부결을 주도한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안에 집단으로 퇴장했다.

퇴장하지 않은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표결절차만 참여한 김예지 의원, 그리고 표결 도중 투표에 참가한 김상욱 의원까지 국민의힘 의원은 단 3인만이 참여했고 결국 윤 대통령의 탄핵안은 개표를 위한 정족수가 5표 모자라며 결국 표결 자체가 불성립됐다.

특히 이날 국회에서는 김건희 특검법의 표결 전 재의요구까지 하며 이를 막아서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 박성재 법무부장관이 표결 절차 도중 퇴장 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우원식 국회의장으로부터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은 아예 표결 절차까지 외면 헌법을 유린한 윤 대통령에 대해 ‘홍위병’을 자처하면서까지 자신이 속한 국회를 스스로 무시한 결과를 자초한 셈이 됐다.

또 자신이 재의요구까지 한 안건에 대해 표결이 끝나기도 전에 퇴장해 그대로 국회에서 사라져 버린 박 장관의 태도는 윤석열 정부 인사들이 단체로 국회를 무시했다고 볼 수도 있는 만큼 비판의 여론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탄핵과 특검 모두 결과를 보지 못한 더불어민주당은 추후로도 일주일에 한 번씩 회기를 끊어 본회의를 추진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될 때까지 탄핵의 결실을 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군병력의 총칼을 통해 헌정질서를 문란하게 한 대통령이 형식적인 사과에 이어 사과 내용에서도 야당 전체를 철저히 무시한 만큼 그 행위를 감싸고 도는 국민의힘과의 협의는 절대 없을 거라고 밝히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부결 후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모여 계속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출처=박찬대 의원 SNS)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탄핵·특검안이 전부 부결된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의 존재 자체가 대한민국 최대 리스크”라며 “윤석열의 임기가 지속되는 한, 경제, 외교, 안보 위기는 심화될 것이므로 하루라도 빨리 퇴진시키는 것이 국민과 국가를 위한 길”이라며 사실상 여당과의 협의는 없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은 포기하지 않겠다, 사실상의 내란 상태를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국민이 원하는 탄핵의 방향 외엔 다른 길을 찾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우리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대신 질서있는 퇴진을 추진하며 과정은 민주당과도 협의하겠다”고 밝혔으나 민주당이 이에 응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회 내에서 ‘윤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택한 국민의힘의 현재 입장이든 아니면 한 대표의 언급대로 단계적인 퇴진을 추진하든 결국 여당 내에서 하겠다는 방법 모두가 헌법을 거스른 대통령에 대해 결국 ‘감싸주면서 물러나게 한다’는 논리가 되기 때문.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결국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씨를 결국 법으로 단죄하지 못한 역사를 다시금 반복하게 되는 것으로 결국 후대에 부끄러운 역사를 또다시 전해주는 셈이라는 게 시민들은 물론 법조계 등 전문영역에서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여당 측에서 지난번 박근혜 탄핵정국 때도 주장했던 ‘책임총리’론이 다시 나오는 상황은 국민들에게 쓴웃음마저 주고 있는 형국.

법조계의 한 인사는 “국민들께서 지난 2016년 박근혜 탄핵정국 당시에도 책임총리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냉정히 ‘책임총리’라는 용어는 법적으로 공인화된 용어가 아니어서 절대 성립할 수 없다”고 밝히고 “결국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얼마든 권한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힘을 쓴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계엄 전에 정치권에서 계엄 정황이 의심됐을 때 정부 인사들이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그들에 의해 계엄이 선언된 만큼 법적으로 공인도 안 된 용어를 다시금 끌고 나오는 여당을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들이 결국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회 앞에는 자발적인 시민 움직임과 시민사회진영에 속한 단체들이 의기투합한 ‘범국민촛불대행진’ 집회가 추최 측 추산 100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리며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화문에 모였던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탄핵안 등 부결로 일찍 종료되자 보수집회 참가자들은 국회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집에나 가라” 등으로 도발과 조롱 등을 연이어 날려 눈살을 찌푸리는 일도 있었다. 다행히 경찰이 중간에서 제지해 충돌이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