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강선영 국회의원 5일 국회 국방위에서 윤 대통령의 행위에 대해 “내란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히며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진출처=강선영 의원 블로그)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비상계엄을 발동해 헌법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이 드디어 ‘본색(?)’을 보이는 분위기다.

국민들은 물론 법조계 전반까지 ‘헌법 위반’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헌법과 국민보다 ‘대통령 지키기’를 선택한 것으로 이후 더 거센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5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종득(경북영주·영양·봉화), 강선영(비례)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위헌 여부가 아직 검토되지 않았다”, “국회에서 계엄을 해제했고 대통령이 수긍해 군이 철수했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먼저 군 장성 출신의 임종득 의원은 이날 국회에 출석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에 대해 “(계엄령에 대한) 위헌·위법 여부가 법적으로 검토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이렇게 하는 것(박 총장에 대한 야당의원들의 비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질의에서 많은 위원님들께서 계엄사령관에 대해 내란죄를 운운하면서 상당히 비하하는 발언들을 했다”며 “잘못한 게 있으면 나중에 책임을 져야 될 것을 지면 된다”면서 해당 발언을 이어갔다.

임 의원은 이어 야당 의원 일부가 질의 중 윤 대통령을 ‘윤석열씨’로 지칭한 것을 언급하면서 “일국의 국가통수권자(에 대한 호칭)를 사석도 아닌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쓰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주의하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역시 군 장성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 강선영 의원도 윤 대통령의 계엄 행위에 대한 ‘방탄막’을 자처하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여줘 향후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강 의원은 군 병력이 유리창까지 부숴가면서 무장을 하고 국회에 투입한 것을 두고 “현 시점에서 내란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정작 본인의 발언에 ‘무리수’를 두는 모습이었다.

강 의원은 “병력을 국회에 동원한 행위가 옳다는 건 아니나, 나는 이것이 내란죄에 해당할 정도로 정말 완전히 (국회를) 차단하고 국회의원들이 정상적인 비상계엄의 절차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고 노골적인 발언을 이어나갔다.

또 “내란은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는 것인데 대통령이 스스로 갖고 있는 권력을 배제시킬 이유가 없다”며 “국회의원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못 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 총장은 이날 야당의원들의 질의와 추궁이 이어지자 국회의 군 병력 투입 과정 등에 대해 “몰랐다”는 취지의 ‘입 닫기 식 주장’을 이어갔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정말 몰랐다고 하면 무능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비판했는데 이 두 의원이 이러한 비판을 가로막은 셈이 된 것이다.

이 두 의원은 국힘 소속에 군 장성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임종득 의원은 육군사관학교 42기 출신으로 육군 17보병사단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국방비서관, 윤석열 정부에서는 2022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2차장 등 경력이 있다.

여군 35기 출신으로 여성 최초의 2성장군 출신인 강선영 의원은 여군 최초로 육군항공작전사령관(소장)을 지냈고 2021년 예편한 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여당 소속의 군 출신 국회의원들이 사실상 대통령과 계엄군을 동시에 옹호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사실상 국민은 안중에 없다”는 비판이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이 두 사람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전체가 사실상 윤 대통령에 대한 ‘비호’의 태세를 본격화하면서 두 사람이 보인 노골적인 자세들도 여당에서 통상적이고 당연한 듯한 자세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내란수괴’라는 표현이 공식화될 정도로 2016년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완전무장을 한 군병력이 총칼을 들고 ‘삼권분립의 한 기관’에 해당되는 국회를 붕괴시키려고까지 한 장면은 고스란히 공중파에 실시간으로 노출돼 뉴스를 시청한 국민들이 ‘단체로 멘탈이 붕괴’되는 상황도 인증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에도 국민의힘(당시 새누리당)은 ‘의원 자율투표’에 맡겼지만 상황이 더 심각한 이번 계엄사태에서는 아예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추인하기까지 했다.

이 당론 추인은 현재까지는 추경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추 원내대표는 지난 계엄 정국 당시 국회로 진입하려던 자당 의원들을 중앙당사로 소집시키며 국회의 계엄해제를 ‘사실상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평가와 함께 일각에서는 ‘소시오패스(Sociopath)’라는 힐난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윤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자세를 견지해 왔던 한동훈 당 대표까지 탄핵에는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국민의힘이 국민을 등지고 윤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있어 국민들의 우려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