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영 인천시의원이 20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이 발언 직후 노동계 등지에서는 국제협약 위반 소지가 있다며 신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인천시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최근 영종지구 내 카지노 시설에 내국인 출입 허용을 주장해 지역 커뮤니티에서 적잖이 논란을 자초한 국민의힘 소속 신성영 인천시의원(중구2)이 이번에는 최저임금 차등을 주장, 지역 커뮤니티에 이어 노동계로부터도 ‘주적’이 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인천시의회가 20일 진행한 제299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신성영 의원은 5분발언 순서에서 ‘최저임금 차등적용제 도입 필요성과 지방의회 책무’라는 제하로 “최저임금의 급증으로 소상공인·중소기업이 붕괴된다”는 주장을 담아 발언했다.

이날 원고 및 보도자료로도 전해진 신 의원의 주장에는 지난 2018년 16.4% 급등한 최저임금이 2017년 6400원 선에서 2025년 1만 원을 돌파하며 채 10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2배 가까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신 의원은 이로 인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임금 지급능력이 이미 한계치를 넘었다고 주장하며 “독일·스위스·일본 등이 지역과 산업별로 차등적용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회가 합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너무나도 당연한 생각들을 정책화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폐기물 처리업이나 용접공 등 더 고된 일을 하거나 기술이 필요한 산업군에는 최저임금을 더 높여주고, 단순 노동을 하는 산업군은 최저임금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강력히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신 의원은 “최저임금 차등적용 추진 범국민운동본부가 인천에서 출범할 것”이라며 “정부가 움직이고 국회에서 법률개정안이 통과될 때까지 운동을 멈추지 않겠다, (합리적이라 판단된다면) 인천시도 함께 행동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신 의원의 이러한 주장은 정치권에서 이미 ‘극우 인사’로 언급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마저 반대하는 내용으로 이러한 주장을 했다는 것 자체로 이미 노동계에서 즉각 반발하고 있다.

이 주장 자체는 이미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김 장관의 코멘트가 있었기 때문.

자연히 이 주장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을 반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도 거스르는 발언이어서 의회 공식석상에서 주장됐다는 자체로 충분히 문제를 삼을 수 있는 상황이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 주장은 대한민국 헌법 제 11조의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은 물론 근로기준법 등과도 배치된다는 내용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정도다.

때문에 최근 김 장관 역시 올해 8월 인사청문회 및 11월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시범적으로 한 번 시도해볼 수는 있다 쳐도, (그 자체가) 헌법에 위배되는 등 여러 가지 법률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지적은 지역 노동계에서도 즉각 나오고 있다. 이렇게 차등적용을 해버리게 되면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가 당장 위협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지역간 경제적 불균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

더불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안전망’이라고 평가받는 최저임금제도의 취지가 이런 주장으로 훼손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견도 노동계는 덧붙이고 있다.

민주노총 측은 “국내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을 도입한 첫해 1988년 제조업을 2개 구간으로 나눠 차등적용을 했으나 불필요한 노사갈등이 유발돼 결국 취소된 사례가 있다”며 “일반산업현장에서도 직무급제 적용으로 인해 노사갈등이 심한데 그런 주장이 반영되면 부작용이 클 것은 자명하다”고 일갈했다.

이어 “신 의원의 발언에는 산업별은 물론 지역별로까지 차등적용을 하자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그렇게 되면 물가가 높은 대도시에 더 높은 임금을 주자는 것으로 이는 지방소멸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노동계는 지난 5월 20일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한국노총과 참여연대 등이 함께 모여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이하 본부)’를 출범시킨 바 있다.

당시 본부는 정부와 재계가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도입을 언급하던 상황에 대해 ‘현대판 신분제’라며 “지방소멸과 인구절벽의 대안으로 이주노동자를 마치 상품처럼 수입하자고 얘기하며 최저임금을 차별 적용을 위한 혐오적 주장을 난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본부 관계자는 “최저임금의 목적은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해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것”이라며 “노동자를 다르게 대우해 차별을 조장하고 특정 업종에 저임금 낙인을 찍는 것은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 의원의 이러한 주장을 확인한 영종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 등지에서는 신 의원의 이러한 주장에 비판의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

지역의 한 시민활동가는 “저렇게 지역 커뮤니티에서 원성을 들을 수 있는 발언들이 계속 이어질 경우 정치인으로서 활동하는 본인에게도 좋을 부분이 없을 거란 건 자명한 사실이 아니냐”고 의견을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