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사노조 일원들이 29일 인천지검 앞에서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수사당국의 소극적 자세를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교사노조)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재학 중인 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딥페이스 불법 합성영상을 만들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천의 한 고교생에 대한 성범죄 수사를 교원단체들이 요구하고 있으나 수사기관이 사실상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수사당국은 수사 착수가 되지 않은 사유를 ‘신체노출이 없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와 수사당국이 딥페이크 범죄를 너무 가볍게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서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교사노조(이하 노조)는 29일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교내 딥페이크·불법촬영 피의자 엄벌 촉구’라는 제하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수사당국이 딥페이크 불법물을 제작 유포한 학생에 대한 수사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인천의 한 고등학교 학생이 교사를 대상으로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을 제작 유포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져 이를 확인한 피해교사가 직접 수사당국에 신고해 해당 혐의로 특정돼 경찰 수사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해학생은 인천시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 심의 뒤 퇴학 처분됐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교육당국 차원의 처분일 뿐 ‘법적인 처벌’은 현재까지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피해교사는 이 고교생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및 ‘모욕죄’ 등을 적용해 처벌할 것을 수사당국에 요구했지만 수사당국은 이를 사실상 거절했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이 합성물 및 유포된 사진을 확인한 결과 신체부위 노출이나 부각이 없었고 모욕죄 적용을 하기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보완수사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함께한 해당 피해교사는 “제가 셔츠와 슬렉스를 갖춰 입었다는 이유로 피해 사실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직장에서 뭘 입어야 피해사실을 인정받느냐”며 “검경이 가해자의 불법촬영 의도와 본질 등을 바라보지 않고 가해자 처벌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검경에 해당 피해 사건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에 적용해 제대로 수사하고 처벌해 달라는 입장이다.

노조 측 이주연 위원장은 “이 사건은 인천 내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피해 교사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결국 교사들이 직접 피의자를 특정해 잡았던 케이스”라며 수사당국이 수사에 소극적으로 임했음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피의자는 장난으로 만들었다 할 수 있겠지만 피해자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할 정도로 딥페이크 범죄가 매우 악하고 위중하다”며 “억울한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수사당국이 엄중히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