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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성범죄 피해자들의 얼굴을 나체사진에 합성하는 ‘딥페이크’ 사진물이 대학생들이 모였다는 단체 채팅방에서 공유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피해자 중 일부가 인하대학교 재학생으로 알려지며 해당 사건이 인하대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자 인하대 측은 해당 사건이 학교 측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학교와 연관짓지 말라는 입장문을 내는 등 사건의 여파는 점점 커지는 형국이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성범죄 피해자들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물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운영자 A씨 등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경찰은 현재 공식적으로 파악된 피해자가 4명이고 피해자들 중 일부는 인하대 재학생 및 졸업생 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화방 운영자 A씨 등은 2020년부터 딥페이크 사진을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공유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1,200여명 가량이 참여했다고 알려진 이 대화방에는 실제로는 없었던 허위 성 영상물이 공유됐다고 알려져 있고 합성 사진 외에도 피해자들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도 공유되면서 일부 피해자들이 협박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피해자 중 인하대 졸업생 한 명이 지난해 이 대화방의 존재를 알게 됐고 이를 전후해 이 피해자에게 해를 입히는 등의 메시지도 전달됐다는 것이다.

이 피해자에게는 ‘채팅방에서 봤다’, ‘본인이 맞냐’는 메시지가 수 차례 전달된 것은 물론 욕설을 하는 등 괴롭힘이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피해자가 지난해 말 경찰에 이를 고소했으나 석달여 후 수사가 중단되고 말았다.

당시 경찰은 텔레그램 서버가 해외에 있는 관계로 인물 특정이 어려워 수사 또한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이 피해자가 직접 대화방에 들어가 불법으로 만들어진 자신의 합성물 등 자료를 유포한 남성 1명을 특정하면서 경찰이 지난 3월 이 남성을 붙잡아 검찰에 송치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경찰은 “텔레그램의 추적 자체가 어렵다 보니 주범으로 특정하고 있는 A씨의 신원을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아직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수사 상황은 현재로서는 밝히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참가자들의 특정한 신원을 확인할 수는 없는 상황인 셈인데 일단 인하대 측은 “가해자 등은 우리 학교와 무관하다”며 해당 사건에 대해 학교 이름을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을 냈다.

인하대는 20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자체 파악한 바로는) 언론에서 보도된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은 본교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운영한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일각에서 ‘인하대방’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는데 이는 부적절하다”고 호소했다.

인하대 측 입장은 현재까지 가해자로 확인된 인원들이 학교와는 상관없는 인원으로 확인됐다며 채팅방에 참여한 1,200명의 인원이 대학생 또는 인하대생으로 특정되는 상황이 있는데 자칫 2차피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는 것이다.

인하대 측에 따르면 학내 인권센터가 2월 20일자로 ‘디지털 성범죄 예방 센터’에 온라인성범죄 접수 및 처리 절차에 대해 문의한 후 해당 채팅방을 신고했다. 

이후 졸업생으로 확인된 피해자들에게 외부 기관 지원을 안내했고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할 경우 인권센터에 연락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7월 29일에는 피해자가 추가적인 본교 학생 피해자를 확인해 인천경찰청사이버 성범죄 수사 담당관에게 추가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인하대 측은 “앞으로도 텔레그램의 딥페이크 단체 채팅방에서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 대해 피해 신고를 접수하는 것은 물론 심리상담 연계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학교 측은 인터넷 악플 등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법률 지원 등 피해 학생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 일부가 본교 학생 및 졸업생으로 밝혀지면서 피해자들에게 추가적인 2차가해가 발생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며 “부디 이런 추가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