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현장을 다녀왔다고 알려진 일본 F1 스즈카 서킷의 일부 전경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의 강행을 두고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F1(포뮬라 원)’ 모터스포츠 대회에 대한 시와 시민사회진영의 갈등이 계속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시민사회진영이 일찍부터 제기한 비밀유지협약 등의 문제로 심의기관인 시의회를 사실상 ‘패싱’하는 모습까지 보였던 인천시는 연일 계속되는 시민단체들의 촉구 성명 등에도 설득될 만한 설명을 내놓지 않으며 사실상 논란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와 인천YMCA 등을 중심으로 결성돼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F1 개최반대 인천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인천시가 타당성용역을 명목으로 추경 편성했던 5억 원이 인천시의회에서도 통과됐지만 4개월여가 넘은 현재까지 용역작업이 멈춰 있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지난 6월 말 F1 관련 타당성조사 용역과 자문비용 명목으로 5억 5천만 원을 추경으로 편성한 바 있었다.

당시 ‘전반기 의회’의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던 인천시의회에서는 의회 내 해당 심의를 진행한 문화복지위원회 내에서 유경희·장성숙 의원 등 야당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비판 의견들이 제기됐으나 ‘국힘 과반’의 시의회는 이를 그대로 원안 통과시켰다.

그런데 이 공이 ‘예산결산위원회’로 넘어가면서 문복위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던 분위기가 감지되며 논란이 한층 불이 붙었다. 유 시장과 같은 당 소속의 시의원들도 이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

당시 전반기 의회에서 ‘예결위 1부위원장’이었던 국힘 소속 김용희 의원은 “F1 대회는 매년 전 세계 24개 도시에서 열리는데 다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성공 및 실패하는 대회 수 등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분석이 있었느냐”며 비판의 의견을 개진했다.

F1을 두고 당시 예결위에서조차 국힘 의원들이 비판하는 분위기가 나오자 김충진 인천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용역 수치 등 오류들을 일일이 확인하지 못함은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며 두 손을 드는 듯한 자세를 보여줬다.

다만 당시 시의회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APEC를 비롯한 여러 유치전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점 등을 감안해 F1은 ‘좀 힘을 실어는 주자’는 식의 의도로 결론적으로는 통과를 시켜 줬었다.

그러나 이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해 12월 F1 주관사인 ‘Formula One Management(이하 ‘FOM’으로 표기)’와 비밀유지협약을 체결하고 시의회에는 이를 전제로 보고 등을 생략했고 인천시는 비밀유지협약 등이 있다는 내용 등을 의회에 전혀 보고도 하지 않았던 등의 상황에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더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당초 경제청이 진행하다 올해 초쯤부터 인천시가 이 업무를 이관받았다고 알려진 F1 추진사업은 현재 문화체육관광국 산하의 ‘국제행사추진단’이 해당 업무를 주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시는 당초 경제청과 FOM의 협약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효력이 없다”는 짧은 입장만을 전해왔었는데 이에 평복연 측이 F1과 관련한 정보공개를 청구하기도 했으나 시는 사실상 이를 거절해 또 논란이 됐었다.

그런데 평복연 등이 추가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F1과 관련된 용역이 불가능해 외국계 기업들이 용역에 참여해야 가능한 상황으로 파악됐고 그러다보니 인천시가 기편성한 5억 원으로 용역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는 것이다.

평복연 등은 “인천시의 계획대로면 F1 관련 타당성 용역이 부실로 추진되거나, 제대로 된 용역이 추진되려면 예산이 더 필요할 수도 있어 비공개·부실 추진과 혈세 낭비 지적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라며 시의 태도를 힐난하고 나섰다.

인천시가 앞으로 F1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타당성 용역 외에도 시의회 동의 및 정부 국제행사 승인 등 비중있는 절차들이 남아있는데 첫 단추인 타당성 용역부터 중단된 것은 F1 관련된 모든 업무가 멈춰선 게 아니냐는 것이 대책위 측 판단이다.

대책위는 “유 시장의 생색내기 식 F1 사업 추진으로 민생을 위해 쓰여야 할 혈세와 14명의 전담 행정력마저 낭비되고 있다”며 “시의회가 부실하게 추진된 F1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 F1 추진을 중단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용역작업이 멈춰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우리 시는 성급한 추진을 막고 내실을 기하기 위하자는 의도가 있다”며 “용역은 외국 업체와 협업이 필요하긴 하나 현재의 가용 예산으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시 관계자는 “외국업체와 협업해야 하는 만큼 우리 시가 무턱대고 공고를 할 수는 없고, 다만 시 내부적으로 시장조사 등을 한 바로는 가용예산으로 복수의 외국 업체와 협업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시장 역시 “F1 대회의 CEO와 2차례 면담을 통해 개최 의지를 전달했고 주최측도 인천이 F1대회 개최를 위한 여건을 갖췄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다방면에서 관계자와 만나고 있으며 가시적으로 밝힌 수 있는 경과가 나오면 의회와 시민들에게도 이를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