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지구의 토지이용계획 변경(결정)도 (자료제공=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장기간 표류상태에 있던 기존 동인천역 개발사업 대신 역세권 고밀도 복합개발 등 신규 계획을 위해 기존 개발계획의 최종 백지화를 공식화했다. 

다만 민선8기 들어 추진한다는 신규 계획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당면한 과제들이 만만찮은 만큼 착공 등 본격화되는 시기를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천시는 12일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해제, 재정비촉진계획 폐지 결정 및 지형도면 고시’ 및 ‘동구 송현동 일원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취소 고시’를 냈다. 이날 시의 고시로 ‘동인천역 재정비촉진지구’와 ‘동인천역 2030 역전 프로젝트’는 공식적으로 사라졌다.

앞서 2007년 동인천역 일대 약 29만㎡는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한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바 있으나 개발방향을 두고 나타난 찬반 논란 등이 얽혀 장기간 표류해왔다.

결국 2018년 3·4·5구역의 약 13만㎡는 ‘존치구역’으로 지정하며 개발이 무산됐고 2020년 2구역하지 포함해 1구역(약 8만㎡)을 제외한 모든 구역이 재정비촉진지구에서 이미 해제됐었다.

이후 남은 1구역 역시 송현자유시장 및 역 북광장인 1-1구역(약 2만㎡)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동인천역 2030 역전 프로젝트’로 명명됐던 도시재생 활성화사업으로 전환하고 중앙시장 1-2구역(약 6만㎡)이 존치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1구역에 대해 총 2,313억 원(국비 150억 원, 지방비 398억 원, LH공사 1,750억 원, 기금 15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북광장에 특화광장 및 지하 공영주차장을, 송현자유시장 부지에 행복주택 등 순환형 공공임대주택 680호와 상가 등을 조성키로 했었다.

그러나 1-1구역 역시 주민 수용성이 전혀 담보되지 못한데다 송현자유시장 상인들의 경우 수용방식 등에 거부 의사를 밝히는 등 진전이 없는데다 존치결정이 난 1-2구역은 중앙시장 상인들이 공영개발을 요구하는 등 여러 혼란 속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인천시는 조만간 재정비촉진지구 해제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모두 취소하고 인천도시공사(iH)를 사업시행자로 하는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하면서 올해 상반기 시 담당부서가 시의회에 보고하는 자리에서도 이 같은 계획을 밝혔던 바 있다.

이 같은 계획은 최근 <뉴스통신>의 관련 보도(기사 하단 링크 참조)를 통해서도 알려져 있는데 물론 인천시도 기존 사업이 국비지원 등이 진행된 점을 감안해 고민이 아예 없던 건 아니었다.

도시재생사업이 취소되면 그간 집행한 약 20억 원을 포함한 국비 전액을 반납해야 하고 사업을 추진했던 상황에 따른 매몰비용 등이 발생하는 만큼 향후 정부 차원의 도시재생사업 신규 공모에서 인천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는 것.

이런 고민 속에서도 시가 최종적으로 기존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는 것은 동인천역 일대 건축물의 시급한 정비 문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유정복 인천시장의 ‘원도심 활성화’ 등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와도 결부됐기 때문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에 iH는 기존 재정비촉진지구 1구역과 남광장(약 2만㎡)을 합쳐 10만㎡ 정도 규모를 ‘도시개발법’에 따른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 고밀도 역세권개발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iH의 목표는 유 시장 임기 내인 오는 2026년 6월 내로 착공하겠다는 것이지만 이 같은 목표가 시장 임기 내에 진행될 것인지는 사실 인천시와 iH 모두 현재로서는 장담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iH가 인천시 산하의 ‘공기업’에 해당되는 만큼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방공기업평가원으로부터 타당성을 인정받아야 할 뿐더러 인천시의회의 동의절차와 기본적인 제반과정인 도시개발사업구역 결정, 사업시행자 지정, 사업계획승인, 실시계획인가 등 길고도 긴 절차들을 이행해야 하는데 이 절차들이 언제 완료될 지는 아무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

또 사업을 위해서는 동인천역사 지하상가 철거 등의 작업이 동반될 것이 자명한데 현재 채권 및 채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를 먼저 해결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사업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국회에서도 지적된 바 있는 인천시의 지하상가 사용기간 관련 임대계약 등도 적잖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인천시가 지난해 5월 ‘인천시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 조례 일부 개정안’에 따라 동인천역사 지하상가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상인들과 체결한 임대계약을 말하는 것.

당시 시는 200여 개 상가와 계약을 체결하며 2028년 상반기까지는 임대기간으로 하고 1회에 한해 2033년까지 연장할 수 있게 했는데 현장을 확인한 토건분야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지하상가를 계속 쓰면서 철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당시 국회에서는 허종식 의원(인천동·미추홀갑, 민)이 내용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허 의원도 “인천시의 이 계약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 빨라야 2028년에야 철거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다소 ‘회의적’인 의견을 냈다.

그는 “해당 사업이 인천 원도심의 숙원사업이고 향후 중·동구가 통합하는 제물포구 시대의 핵심 현안인 게 사실이지 않느냐”며 “인천시가 조속히 지하상가 문제 등에 대한 대안을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앞서 언급대로 기존 사업에서 적잖이 걸림돌로 작용한 송현자유시장 및 중앙시장의 상가입주권 등 상인들에 대한 보상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하는 만큼 앞서 언급한 문제들과 엮어서 생각해 보면 실제 사업을 가시화할 수 있을 시기는 누구도 장담을 못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