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기존 사업을 전면 백지화한 뒤 재설계하고 있는 동인천역 복합개발사업에 대해 인천시의회에 출석해 나름의 계획을 밝혔다.
14일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진행한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지구지정 해제안 의견청취’를 위해 출석한 류윤기 시 글로벌도시국장은 “이 일대의 기존 사업계획을 모두 해제하고 오는 7월 도시계획심의를 거쳐 8월 중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 국장은 “동인천역 인근 거주민들이 오랫동안 전면개발을 원했다며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에 나서겠다”며 “지구지정을 마치는대로 물권·지장물조사 및 보상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초 경에는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가 밝힌 계획안은 지구지정 해제가 완료되면 인천도시공사(iH)와 함께 ‘동인천역 일원 복합개발 사업추진 기본협약’에 따라 동인천역 남광장 약 2만㎡ 구역을 포함 총 9만 3,483㎡ 규모의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로써 장기간 표류하던 기존의 종전 사업내용은 전면 폐지되고 공영개발을 전제로 하는 신규 개발계획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 시의 설명인데 현재까지 확인된 인천시의 그림대로라면 주상복합 및 상업복합(오피스텔 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전체 면적 9만 3,483㎡ 중 5만 1,729㎡가 상업용지인데 이중 주상복합과 상업복합 등 주거기능이 포함된 면적은 4만 4,723㎡으로 전체 상업용지의 86%가 넘는다. 실제로 시는 이곳에 총 1,434가구의 입주를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도시기반시설용지는 제물포구 청사 1만 835㎡(11.6%), 파출소 463㎡(0.5%), 주차장 1,461㎡(1.6%), 광장 1,583㎡(1.7%), 소공원 8,0002㎡(8.6%) 등이다.
관건은 역시 ‘사업성’과 ‘주민 수용성’이다. 종전 동인천역 개발사업은 무려 민선4기 시절인 2007년부터 17년 간 진행됐지만 딱히 진행된 성과는 전무한 채 결국 최근 백지화로 결론이 났다.
기본적인 사업성이 낮고 주민들도 대체로 동의하지 못한데다 시민사회진영에서도 날선 비판들이 있었던 만큼 추후 이런 부분들을 인천시와 iH가 모두 해소해야 하는데 지난 17년 간 질질 끌어오며 해결하지 못한 이들에게서 그럴 역량이 과연 있겠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기 때문.
이날 건교위에서는 ‘공식적’으로는 동의를 받아내긴 했으나 건교위 소속 시의원들의 의견은 전반적으로 ‘할 수 있겠냐’는 식의 뉘앙스가 강해 보였다.
이용창 의원(서구2, 국)은 “사업 관련해 iH와 업무협약을 빼면 별반 나온 게 없는 상황인데 17년간 진행되지 못한 사업을 6개월 만에 추진하겠다면 그게 믿겨지겠느냐, 그만큼 신뢰성을 잃었다는 얘기”라며 “해제 후 재추진하는 등의 과정에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냈다.
이인교 의원(남동6, 국) 역시 “사업 관련한 토지주가 무려 1,2000명 가량인 걸로 아는데 지난달 지정해제 설명회(4월 19일)에는 달랑 20명 참석했다, 그만큼 주민들이 사업에 대해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공공에서 개발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인데 그들조차 그동안 풀지 못할 정도로 풀어내기 어려운 사업구역을 시와 iH가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17년간 사업이 표류하면서 생긴 매몰비용도 상당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종혁 의원(부평6, 민)도 “지난 17년간 사업이 표류했다는 건 결국 시가 오락가락하는 행정을 보이면서 주민 재산권이 침해된 것인 만큼 주민들게 먼저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에 류 국장은 “그간 (표류한) 사업에 대해서는 너무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동인천역 복합개발사업은 ‘대외적’으로는 일부 시민들이 유정복 인천시장의 핵심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포함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도 한데 아직 인천시는 결정(새당 개발사업을 제물포 르네상스에 포함할지 여부에 대한 결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날 건교위 소속 시의원들이 “민선8기 공약인 제물포르네상스에 동인천역 개발 중 어떤 사업이 포함되느냐”는 질문도 있었는데 사실상 이는 해당 사업과 이해관계에 있을 주민들이 던질 만한 질문이기도 했다.
류 국장은 “사실 이 사업에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타이틀을 넣을 지의 여부는 아직 정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iH와 지난해 10월부터 면밀히 검토하면서 통해 추진하고 있고 원도심 활성화 차원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