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야구경기장서 사용중인 다회용기 (사진=인천녹색연합)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7월 초서부터 본격 도입된 것으로 알려진 인천 문학야구경기장(SSG랜더스필드)의 다회용기 도입이 일회용품 저감 등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들은 추후 다회용기 도입을 더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며 조만간 프로야구와 관련된 유관기관 등에 대해 소위 ‘제도적 장치’를 계속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11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올해 7월 처음 다회용기 사용을 도입한 문학구장이 도입 시작 시기인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총 27경기에 걸쳐 일회용품 20만개를 저감한 것을 확인했다.

이는 한 경기당 평균 약 7,400여개의 일회용품을 저감한 것으로 시즌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9월 말까지의 19경기까지 포함하면 총 34만개(3.4톤)의 일회용품이 저감될 것으로 추산할 수 있는 수치다.

인천녹색연합은 “실질적인 일회용품 저감, 자원순환 문화 확대를 위한 인천시의 지원과 SSG랜더스필드의 협력으로 진행된 문학경기장 다회용기 도입이 가져준 유의미한 성과”라는 입장이다.

이어 “이러한 성과가 가시적이기도 한 만큼 다회용기 사용이 안착화되고 최종적으로는 일회용품이 없는 야구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회용기 도입 사업을 지속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녹색연합은 최근 이학영 국회의원실 자료를 받아 “우리나라 전국 스포츠 시설에서 발생한 폐기물 중 36%가 야구장에서 발생, 결국 야구장에서의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이 지금도 가장 높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 8월까지 폐기물량 배출 1위 야구장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로 약 1,363톤이었으며 그 뒤가 잠실야구장으로 약 1,291톤이었는데 그 뒤를 문학구장이 560톤으로 세 번째였다는 것.

결국 전국적으로 일회용품에 의한 폐기물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시민들의 요구가 이어지자 잠실야구장이 2022년 시범사업을 거쳐 다회용기 도입을 지속해 오고 있고 지난해 KT위즈의 홈 구장인 수원 경기장에 이어 올해 문학구장이 다회용기 사업을 도입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현재 문학구장 내 전체 38개의 식음료 판매업체 중 20여개 이상의 업체가 다회용기 제공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구장 곳곳에 반납함을 설치해 현재 다회용기 회수율이 98%에 이르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만약 올해 시즌 시작부터 다회용기를 도입했다면 더 많은 일회용품 저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 점만 봐도 다회용기 도입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국녹색연합이 전국의 야구장을 찾는 관람객 2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관람객 10명 중 8명이 야구장 쓰레기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응답자의 39%가 야구장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다회용기 이용과 쓰레기 분리배출 노력’을 꼽았으며 29%가 ‘프로야구단의 다회용기 서비스 도입과 확산’을 꼽았다.

인천녹색연합은 “야구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람객의 의지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시선을 약간 꼬아보면 10명 중 2명 비율이나 되는 야구 팬들이 야구장 쓰레기 문제나 일회용품 사용을 거리낌 없이 인식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마냥 긍정적인 결과는 아니기도 하다는 지적도 얼마든 나올 수 있다.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쓰레기 문제 해결 필요성에 공감대가 높은 만큼 내년에도 다회용기 도입 사업은 지속돼야 한다며 우선 홈 구단인 SSG랜더스 등이 내년도 예산계획에 다회용기 도입 사업을 포함시키고 인천시도 이를 위한 아낌없는 지원을 전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우리는 앞으로도 야구장 내 다회용기 사용 시민문화가 확산되는데 협력해 나갈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친환경 스포츠 문화가 확대될 수 있도록 환경부에 스포츠 시설 내 일회용품 제한 제도를 촉구하고 KBO와 각 구단 등에도 다회용기 예산을 수립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