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올해 사상 첫 1천만 관중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프로야구의 각 구장들이 여전히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 역시 ‘문학구장’으로 불리는 SSG랜더스필드에서 홈 경기 때마다 발생되는 쓰레기 문제에 대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전적으로 야구팬들의 ‘자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전국녹색연합이 6월 20일부터 7월 27일까지 전국 9개 프로야구장을 방문한 관람객 2,02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야구 관람객의 83%가 야구장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와 별도로 인천녹색연합은 같은 기간 인천 랜더스필드에서도 설문조사를 진행해 228명의 관람객에게 샘플 조사를 한 결과 이중 81%가 야구장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응답을 받았으며 29%는 ‘매우 심각하다’는 답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사는 야구팬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인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데 팬들마저도 스스로 자신들이 야구장에서 버린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지한 셈이어서 전적으로 야구팬들의 각성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이러한 ‘야구장 쓰레기 대란’을 무조건 야구팬들의 책임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구장 내에서 쓰레기 분리배출을 막상 하려면 번거로움이나 어려움 등이 꽤 있기 때문.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야구팬들은 ‘야구장에서 쓰레기를 재질별로 분리배출 할때 어려움을 느끼냐’는 질문에 ▲매우 어려움을 느낀다(13.6%) ▲어려움을 느낀다(34.2%)고 답했다.
이어서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배출 하기 위한 대책 중 가장 시급한 것을 골라달라’는 요청에 ▲분리배출 품목 표시의 시인성 강화(32%) ▲퇴장시 사람이 몰리는 현상을 고려한 분리배출함의 위치 조정(32%) ▲분리배출함마다 안내 및 관리요원 배치(27%)를 꼽았다.
또 ‘쓰레기통 위치를 변경해 쉽게 분리배출토록 만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매우 필요하다(42%) ▲필요하다(45%)로 답해 대부분 필요하다고 느꼈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야구 관람객 중 절반 내지 그 이상이 분리배출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 구장 차원의 조치 등 개선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 명확하게 확인된 만큼 프로야구단이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녹색연합은 구장 내 다회용기 활성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랜더스필드의 경우에도 구장 내 다회용기 도입은 7월 초부터 시작됐는데 당시에도 야구장 관람객 설문조사를 진행한 7월 11일 당시 실제 다회용기를 사용해본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는 답을 들었다는 것.
당시 설문에서 실제 다회용기 서비스를 이용해 본 관람객은 32%로 많지 않았고 다회용기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관람객에게 ‘다회용기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장 불편하거나 어려웠던 점을 골라달라’는 질문에 ▲다회용기 서비스 매장에 대한 정보 부족(40%) ▲다회용기 반납에 대한 정보 부족(28%) ▲다회용기 반납함 개수 부족(24%) 순으로 응답했다.
야구장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다회용기 이용과 쓰레기 분리배출 노력(36%) ▲프로야구단의 다회용기 서비스 도입과 확대(34%) ▲KBO의 쓰레기 배출 저감을 위한 가이드 마련과 홍보(22%)를 꼽았다.
인천녹색연합은 “야구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관람객의 의지 자체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관람객이 다회용기를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회용기 사용과 반납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반납함을 추가 설치하는 등 구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7월부터 SSG랜더스와 인천시, 인천녹색연합은 랜더스필드 내 다회용기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 협약을 통해 인천시는 다회용기 이용 활성화를 통해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협력사업이 원활하게 수행되도록 행정적으로 적극 지원키로 했다.
이에 SSG랜더스 구단은 식음료 매장의 다회용기 도입과 친환경 경기 관람문화 조성을 위해 적극 협력키로 했으며 인천녹색연합은 다회용기 사용 문화가 시민사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홍보 서포터즈를 운영하고, 현장 및 정책 개선사항을 제안하기로 했다.
결국 현재 문학구장 다회용기 사용은 행정의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인천녹색연합은 이제부터는 SSG랜더스가 자체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다회용기 사용을 확대하고 쓰레기양을 줄여야 한다.
또 구단 차원에서 구체적인 쓰레기 저감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한편 다양한 홍보매체 등을 통해 야구 관람객들의 인식을 높이는 활동 병행 등 구단의 분발을 요구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대해서는 야구장 쓰레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구단의 대책을 점검 보완하고 전 구단 공통의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을 단행하며 환경부 또한 스포츠시설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는 방안을 적극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야구장은 전국 스포츠시설 중 가장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며 1인 당 하루 평균 폐기물 발생량도 가장 많은 곳이라는 점에서 쓰레기 문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히고 “기후위기 시대에 지속가능한 야구를 위해서는 야구장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녹색연합은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야구 관람객의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 결과를 발표했다. 이 기자회견에는 야구팬들도 직접 참여해 프로야구단이 더욱 적극적으로 책임질 것을 촉구하며 팬들도 캠페인 등에 뜻을 함께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