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청 전경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 및 산하 군·구가 집행부에 대한 감시 기능을 하는 의회를 ‘사실상 무시’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여당 소속 단체장과 여당 과반의 의회’에서 짙게 나타나면서 국민의힘 소속의 단체장 및 기초·광역의원들이 스스로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기능을 외면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가능한 상태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평복연)’는 8일 성명을 내고 “인천시가 지난 6월 F1관련 사전타당성 용역비 예산안을 승인받을 때 시의회에 보고했던 내용에는 4월 이전 내용이 없었다”며 “관련 사업 추진에 있어 시의 비공개 식 행정이 정보공개뿐만 아니라 인천시의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시 집행부를 질타했다.

이 단체는 올해 인천시의 F1 대회 추진과 관련해 환경과 재정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지역하면서 시가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거부하고 ‘밀실행정’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해 왔었다.

평복연은 지난 7월 인천시에 F1의 추진 과정에 관해 중요한 총 5가지의 정보에 대해 정보공개를 신청했지만 인천시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모나코 방문 시 제안한 의향서 및 협약서 외의 다른 중요정보들은 “공개대상도 아니다”라며 이를 거부해 논란을 낳았다.

당시 요구된 5가지 정보는 ▲2023년 12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F1 주관사 간 맺은 비밀유지협약체결 ▲2024년 4월 6일 인천시장 일본 방문 시 포뮬러 원 그룹에 제안한 유치 의향서 ▲2024년 4월 16일 F1 현장 답사 결과 및 협의 내용 ▲2024년 4~5월 정부 및 민간 관계자 면담 결과 ▲2024년 5월 25일 인천시장 모나코 방문 시 포뮬러 원 그룹에 제안한 협력의향서와 서킷디자인업체와 실무협의서 등이다.

내용들은 인천시가 F1을 추진하기로 한 결정 근거와 F1 측과 협의 된 중요한 내용을 알 수 있는 것들이지만 현재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으로 시민혈세 낭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임에도 인천시는 정보공개를 거부해 시민들의 걱정만 더 사고 있다는 게 평복연 측 지적이다.

평복연은 F1 추진에 있어 인천시의 비공개 행정이 ‘심사와 감시’의 기능을 해야 할 인천시의회에서도 진행돼 왔다는 지적이다.

앞서 언급대로 시가 지난 6월 F1관련 용역비 예산안을 승인받을 때 시의회에 보고했던 내용에 4월 이전 내용이 없었던 것은 물론 인천시가 F1을 추진한 근거와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한 공개적인 보고 역시 없었다는 것.

그러나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F1 주관사 간 맺은 비밀유지협약체결’에 대해 인천경제청 담당자가 “당시 인천시으로부터 F1 유치를 제안 받았으며, 관계기관과 협의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내용이 밝혀지며 파문을 낳았다.

이 논리대로라면 인천시가 시의회 보고 6개월 전부터 F1 추진을 해온 것인데 F1 추진에 있어 시의회마저 패싱하고 국힘 과반의 시의회는 원안대로 예산을 통과시켜 주면서 사실상 ‘무비판’의 상태로 이를 눈감아줬다는 지적도 가능해진다.

당시 시의회에서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 뿐만 아니라 국힘 소속 시의원 중 한두 명이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른 국힘 소속 시의원들 중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밝힌 경우도 있었는데 결국 유 시장과 같은 국힘 과반의 시의회가 이를 밀어붙인 결과나 진배없는 상황이 됐다.

이 예산안을 통과시킨 전반기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이었던 김대중 시의원(미추홀2, 국) 등에 따르면 당시 의회에 보고된 인천시의 설명으로는 올해 3~4월부터 유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하며 비밀유지협약 등에 대해서는 보고받거나 언급된 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터 사업을 추진한 정황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인천시가 시의회에 ‘중요한 다량의 보고 내용’을 고의적으로 누락했을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는데 실제 평복연도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절대 추후 행정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평복연은 “F1에 대해 비공개한 모든 내용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으며 또 비공개 결정을 할 경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통해 인천시의 F1 추진에 대해 철저히 밝혀내겠다”고 경고했다.

강화군청 전경 (사진=강화군)

 

그런가 하면 강화군은 화개산 모노레일 조성사업을 진행하던 당시 해당 민간사업자에게 선 넘는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군청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기까지 하는 등 ‘비리’ 가능성까지 제기될 수 있는 부적절한 행정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 큰 상황이다.

실제 강화군의 이러한 부조리는 6일 감사원이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주요 재정투자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를 통해 그대로 드러나면서 담당 공무원 A국장과 B과장 등 두 명의 공무원에 대해 징계요구와 동시에 검찰수사까지 요청하고 나서며 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당시 강화군(고 유천호 군수 시절)은 모노레일 사업을 골자로 하는 ‘화개산 관광자원화 사업’의 추진 당시 모노레일 조성을 전액 민자로 추진하기로 하고 C업체와 실시협약을 체결하면서 당시 C사가 강화군에 모노레일 입장수익 3%를 공익발전기금으로 지급키로 했었다.

그런데 C업체는 협약에 불만을 품고 내용 군청에 협약 변경을 요청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들 공무원들이 협약을 변경해 발전기금을 부당하게 감면해 주면서 군의회에는 “협약을 변경해도 군이 받기로 한 발전기금 예상액이 동일하다”고 사실과 다른 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C사가 전기 등 기반 시설 공사 등을 강화군 예산으로 설치해달라는 요청에 5억 원 대의 군민 혈세를 공사비로 지원했으면서 이 역시 의회에는 사실과 다르게 보고한 것도 추가로 드러났다.

인천시가 의회에 중요한 내용을 아예 빼버린 것이라면 강화군은 특정 업체의 경제적 유리함을 위해 공무원들이 의회에 거짓말을 하는 등 더 큰 죄질을 사실상 보인 것이기에 이들에 대한 ‘공무원으로서의 자격 논란’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감사원은 앞서 언급대로 두 공직자에 대한 징계와 검찰조사 등을 요청했지만 감사원이 요구한 징계가 ‘경징계’의 수위에 그친 만큼 감사원의 요구사항을 강화군이 두루뭉술하게 넘길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