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내 민간 엔터기획사인 ‘루비레코드’가 2013년부터 10년여간 사용해 현재 상표권 등록이 진행중인 브랜드 ‘사운드 바운드’의 이름을 중구문화재단이 무단 도용해 논란인 가운데 지난해에도 이 이름을 계속 무단도용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한층 확산되고 있다.
루비레코드 측은 지난해에도 해당 이름 사용에 아무런 공지가 없었다며 앞서 도용한 문제도 슬그머니 감추기만 했을 뿐 일체의 공식사과는 없었다며 분노하고 있으며 이를 확인한 지역 예술인들 역시 성토의 강도가 보다 높아지는 분위기다.
루비레코드의 이규영 대표가 최근 중구문화재단의 무단도용과 관련해 자신의 SNS에 올린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구문화재단은 ‘개항희망문화상권행사’라는 이름의 일환으로 ‘개항in싸 사운드 바운드 축제’라는 이름을 사용해 행사를 벌여왔다.
중구문화재단의 이같은 도용의 흔적은 여행관련 사이트 ‘트립파인더’에 아직 올라 있는 상황인데 인천 중구청과 중구문화재단이 주관기관으로 적시돼 있으며 15명의 선정인원을 가을 시즌에 모집한 공지 등의 내용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앞서 <뉴스통신>의 보도대로 ‘사운드 바운드’라는 이름은 지난해 이미 상표권 등록절차가 진행되고 있기도 하고 훨씬 오래 전 루비레코드 측이 자체적으로 고안한 이름임이 ‘인증’돼 있는 상태다.
이미 10년도 더 된 지난 2013년 해당 이름으로 인천서 처음 축제를 진행해 지금까지 약 10여 회 치른 역사가 있기 때문에 예술계는 물론이고 언론계 역시 적잖은 인천지역 기자들이 이를 취재하거나 관람하는 등을 통해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중구문화재단은 자신들은 도용을 한 것이 아니라며 사실상 ‘우기기’ 모드에 돌입한 상태다. 상표권 등록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으니 상표권 침해대상도 아니라는 논리인데 그들의 반박은 이미 <뉴스통신>이 취재한 바에 의해 밝혀진 상태다. (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
당연히 말도 안 될 이 논리를 전해들은 인천지역 예술계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중구문화재단이 루비레코드 측에 일언반구의 공식사과조차 표명하지 않고 있는 점을 더해 비판을 넘어 비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상태다. 급기야 법조계 관계자들까지 중구문화재단의 이러한 행위를 비웃는 분위기다.
인천지역의 한 법무법인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는 중구문화재단의 도용 정황과 루비레코드 측히 전달한 법적자문 내용을 확인한 뒤 “재단은 ‘상표권 등록 전 시점’이라는 그 내용 하나밖에 논리가 없는 걸로 보이는데 루비레코드 측의 주장에는 이를 뒷받침할 수많은 인증자료들이 예술계와 언론계에 보관돼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만약 이 문제가 법적 소송으로 비화되면 그런 인증자료들은 아마 쏟아져 나올 거고 그렇게 되면 높은 확률로 중구문화재단이 패소할 상황”이라며 “공공재단 정도 되는 기관이 이런 것도 모르고 계속 이렇게 대응하겠다면 자신들만 더 불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코웃음을 치기도 했다.
실제 루비레코드 측이 한 법무법인을 통해 받은 법적자문에도 “재단이 본건 행사 포스터에 ‘사운드 바운드’를 명시적으로 표기한 행위는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동일한 지정상품에 사용하여 일반 수요자가 거래자나 그 출처에 관해 오인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등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이 있다.
이규영 루비레코드 대표는 “(지난해의 무단도용 정황 역시) 아직도 곳곳에 내용이 남아있는 걸 확인하고 있다”며 “재단은 논란이 된 올해의 포스터를 고치는 작업 외에는 그 어떤 해명 글도, 심지어 우리에게 사과 공지도 없는 상태”라며 분노를 터뜨렸다.
예술계와 평단 등도 중구문화재단의 자세는 도리를 한참 넘은 행위라고 보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해결의 의지를 보여주길 촉구하고 있다.
연극단체 ‘삶은연극’ 및 ‘꾸물꾸물문화학교’ 등 인천지역 주요 예술단체들은 루비레코드의 항의에 뜻을 함께 하기로 했으며 그 외 인천의 개인 예술가들도 개인의 이름으로 뜻을 함께 하겠다는 메시지를 루비레코드 측에 전달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 1세대 헤비메탈 밴드 ‘뮤즈에로스’의 리더인 심상욱 파인더필름(영화사) 대표는 “상표권 등록 절차 미완료를 이유로 공공기관들이 예술인들의 브랜드를 아무렇지 않게 착취할 수 있는 논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재단의 태도는 매우 심각하다”며 “(사과 등이 없다면) 항의의 뜻을 담은 연판장 등도 돌릴 생각”이라며 뜻을 함께했다.
재즈 프로젝트 ‘옐로우 잼’의 김희철 음악감독 또한 “무단도용에 공권력을 앞세워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 현 중구문화재단의 기본태도”라며 “전국적으로 문제를 키울 수 있는 만큼 중구문화재단에 대한 규탄에 뜻을 함께 하겠다”고 밝혀오는 등 서울과 수도권 등지의 예술계도 중구문화재단에 대한 질타의 메시지를 전해오고 있다.
음악평단에서도 중구문화재단에 대한 비판의 여론이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 록 음악 전문지 ‘파라노이드’의 송명하 편집장은 “공공문화재단의 역할은 예술인들의 브랜드네임 등 그런 권리들을 보호하라고 있는 기관”이라며 “오히려 도용을 하는 것을 합리화하고 있다면 지역 예술계의 재단에 대한 신뢰는 회복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팝 음악 무가지 ‘로코모션’의 필자인 김성환 음악평론가 역시 “구립 문화재단이 보여주는 ‘뻔뻔함의 극치’에 사과하는 법도 모르는 고압적 사고도 큰 문제”라고 일갈했다.
이처럼 중구문화재단이 무단 도용을 하고도 일체의 사과도 없는 ‘적반하장’식의 태도는 결국 ‘인천지역 예술계의 내 비판’으로 그칠 수도 있었던 사안이 ‘전국구 예술계와 평단, 법조계로부터의 비판’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물론 모두 중구문화재단이 자초한 상황임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