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종료를 위한 대체매립지 공모가 결국 3차까지 무산(관련보도 하단 링크 참조)된 결과에 대해 ‘서구’의 범위를 넘은 시민사회단체의 비판 성명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공약 및 유정복 인천시장이 고집중인 4자 협의체 등이 모두 실패한 결과로 인증할 수 있는 만큼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으라는 요구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25일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과 유 시장의 ‘임기 내 대체매립지 조성’은 사실상 ‘헛공약’”이라 규정하고 “유 시장과 윤 대통령은 공약 실패를 인정하고 대시민 사과 및 현실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앞서 <뉴스통신>이 24일 취재해 보도한 대로 이날 종료된 매립지 3차 공모는 단 한 곳의 지자체도 응모는 물론 의향조차 밝히지 않은 채 ‘빈손’의 결과만을 도출하고 말았다.
이후 4자 협의체(환경부·인천시·서울시·경기도) 안팎으로는 4차 공모 등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상 인천시를 제외한 3자가 사용 종료를 원하는 뜻을 밝히지 않고 있고 서울시의 경우 오세훈 시장이 노골적으로 연장 사용 의지를 밝히고 있는 상태다.
유 시장은 이번 민선8기는 물론 지난 민선6기 당시에도 매립지 사용 종료와 관련해 시민단체 및 주민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4자협의체를 내가 주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4자 가운데 사실상 인천시만 사용 종료를 원하는 상황인 만큼 그가 주도했다는 4자협의체는 현재까지의 존재감은 ‘명백히 무의미’한 상황임을 부정하긴 어려운 상태인 것도 사실.
따라서 본인들의 ‘명목’을 위해 사실상 의미 없는 공모를 반복하고 있는 환경부의 자세를 감안하면 현재로선 실효성에 대한 기대조차 아예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실제 그간 환경부의 지시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가 진행한 공모는 2021년부터 지금까지 3차례나 진행돼 왔으나 아무런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3차공모는 향후 쓰레기 직매립 금지가 법제화되는 상황을 감안해 부지면적을 최대한 줄일 수 있게 했고 의무규정도 ‘에너지화시설’만 적시했으며 여기에 특별지원금 등을 추가로 얹어주는 등 없던 혜택을 많이 부여했음에도 단 한 곳의 지자체조차 무관심했다.
사실상 혜택을 늘려주는 방식의 공모로는 대체매립지 조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셈. 평복연은 이후 재차 4차공모가 추진된다면 사실상 4자 협의체가 현 매립지를 사실상 ‘영구사용’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평복연은 우선 윤 대통령과 유 시장이 자신들의 매립지 관련 공약을 하나도 지킬 수 없음을 시민들에게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매립지 사용 종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위해 윤 대통령에게 ▲총리실 수도권매립지 전담기구 설치 공약 이행, 유 시장에게는 ▲3-1매립장까지만 사용을 위한 4자의 전면 재협의 추진 ▲주민·시민사회·여야정당·인천시가 함 께하는 민관T/F 구성 등을 요구했다.
현재의 매립지는 4자 협의체의 합의사항대로라면 현재 사용 중인 3-1매립장(103만㎡)은 물론 매립지 잔여 부지의 최대 15% 106만㎡을 추가 사용할 수 있는 상태다.
그런데 오는 2026년부터 수도권 전체에 적용되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통해 당초 사용 종료 예상시점보다 훨씬 더 현재의 매립지를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당초 관련법에 따른 직매립 금지가 적용되기 전 기준이라면 종료 시점이 더 빠르게 다가왔겠지만 수도권의 경우 지방과 달리 2026년부터 적용되기 때문. 참고로 수도권을 제외한 그 외 지방은 2030년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현재 사용 중인 3-1 매립지는 향후 약 10년 간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만약 4자협의체 합의사항을 서울시 등 3자(서울시·경기도·환경부)들이 사실상 지금의 자세처럼 대놓고 밀어붙인다면 ‘최소 2045년 이상’까지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을 사실상 인천시가 만들어준 셈이 된다.
따라서 평복연은 유 시장과 윤 대통령이 4자 협의체를 고집해 매립지를 종료하겠다는 약속은 헛공약인 동시에 인천시민들에게 희망고문만 안겨준다며 당장 이를 멈추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 공모의 결과나 시민사회진영이 유 시장에 대해 반발하는 건 사실상 당연한 수순이었다. 매립지 관련해 4자협의체가 그간 극심한 환경피해를 당해온 인천시에 득이 되는 방향으로 정해진 내용이 뭐가 있냐는 것인데 실제 냉정히 결과를 봐도 그러했기 때문. 이번 공모만 해도 이것이 사실상 증명이 됐다.
공모가 나왔던 3월에도 “선거에서 주민들의 투표로 뽑힌 ‘선출직 정치인’이 ‘장’을 맡고 있는 기관이 지자체인데 그들이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야 관심이나 보이겠냐”는 비아냥이 시민사회진영에서 나왔는데 그때 이런 반응은 공직사회 안팎에서조차 일종의 ‘자조’가 섞이며 나오기도 했기 때문.
익명을 요구한 한 인천지역 공직자는 실제 기자와의 대화 중 “(그 공모는) SL공사뿐만 아니라 환경부조차도 자기들 명목을 위해 형식적으로 했을 게 99.9%”라며 “바깥으로야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는 하지, 그런데 일반인이 그냥 딱 봐도 안 될 공모라는 게 벌써 상식적으로 계산이 되잖느냐”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이 공직자는 “매립지와 관련해 유 시장이 고수하는 4자협의체에 대해 공직자들의 냉정한 평가도 대부분은 부정적인 분위기가 많았다”며 “다만 우리가 모시는 ‘장’이니까 대놓고 얘기를 못할 뿐인데 이미 시민단체 등에선 말을 안 해줘도 다 알고 있는 것 다”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