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서해5도 등 인천 섬 내 의료인력 부족 현상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의료 인프라가 심각한 상황에서 그나마 어렵게 확보된 인력들이 장기간 근무하지 못하고 사직하는 등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의료원 백령병원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산부인과 전문의로 근무한 A(73) 전 과장이 지난 3월 말 건강 문제로 사직서를 제출해 사직했다.
백령도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었던 A 전 과장은 지난해 11월까지 서울에서 병원을 운영하다가 은퇴한 후 백령도의 의료 상황에 대해 전해듣게 되면서 의료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섬 근무를 자원한 케이스다.
당시 지역사회가 그에게 많은 박수와 성원을 보낸 것은 물론 정부에서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나서 그와의 영상 통화를 진행하며 감사의 뜻을 밝히는 등 ‘의료계의 의인’으로 평가하기도 했었다.
인천시도 A 전 과장이 근무를 시작한 지난해 12월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내고 2021년 4월부터 외래진료가 중단된 상황에서 약 2년 8개월 만에 A 전 과장을 채용해 산부인과 외래진료를 재개하게 됐다며 환영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근무를 시작했을 당시부터 고령의 나이였던 A 전 과장의 건강문제가 진료활동에 발목을 잡으면서 결국 사직으로 이어졌고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는 후문.
한 백령도 주민은 “어떤 진료과목이든 섬 지역은 의료를 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A 전 과장이 이곳서 근무를 자원한다고 알려졌을 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며 “부디 건강을 회복하길 빈다”고 전했다.
한편 섬 지역의 부족한 의료 인프라는 관할인 옹진군을 비롯해 인천시도 알고 있는 부분이지만, 딱히 묘책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에 사직한 A 전 과장도 기존 산부인과 전문의 평균연봉(약 1억 원 내외)보다 2배 이상 많은 2억 5천만 원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래도 생활 인프라가 열악한 섬 지역 근무를 감안한 연봉계약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평균보다 다소 높은 계약금이라도 섬 근무를 자청하는 의사가 있으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돈’이 다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백령병원 등 섬 지역에서 근무할 전문의를 모집하려고 공고는 계속 나가고 있지만 지원서를 내는 의사가 거의 없고 전국적으로 공보의(공중보건의사)도 많이 줄어들면서 돈에 관계없이 인력 확보 자체가 아예 씨가 말라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옹진군의 지리도 의료 인프라 확보에 걸림돌이 되는 건 물론이다. 현재 옹진군은 약 120여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중 사람이 사는 섬(유인도)는 24개로 이중 산부인과는 백령병원에만 있는 상황이다. 신혼부부 등 젊은 인구가 사실상 살기 어려운 환경.
때문에 옹진군은 이미 2015년 당시 정부로부터 ‘분만취약지역 A등급’으로 분류돼 있는 상태다. 60분 안에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에 접근하지 못하는 비율이 30%를 넘긴다는 얘기다.
실제로 섬 지역에 거주하는 임신부는 검진을 한번 받으려면 배를 타고 왕복 8시간을 소비해야 했고 시급한 산모 중에는 실제 닥터헬기에 실려 육지의 대형병원에 응급 이송된 케이스도 있었다.
인천의료원은 A 전 과장이 사직한 자리를 메우기 위해 산부인과 전문의를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해당 공고에 나설 전문의가 있을지는 단정이 아직 어렵다. 실제 백령병원의 현재 상황만 봐도 이는 답이 나온다.
현재 백령병원에는 이 병원 소속 의사 2명과 공보의 8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문의가 채용된 진료과는 마취통증의학과와 정형외과 2곳이며 나머지 내과·신경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치과 등은 전부 전문의가 없는 상황.
인천시 관계자는 “백령도 등 도서지역 근무에 나서는 의료 인력을 구하기는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그래도 최대한 공고를 내고 자체적으로 알아보는 등 노력을 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배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