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축제 (사진 출처=한국관광공사)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남동구가 관내에서 ‘연중 가장 큰 행사’로 꼽히는 소래포구축제를 위한 상설 야외무대 및 해안데크(소래포구 전통어시장~해오름광장) 등의 설치를 재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조만간 논현동 등 주민들을 대상으로 논의자리를 꾸릴 방침을 정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주민 혈세’인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남동구의회(이하 ‘의회’로 표기)의 동의가 필수적인데, 현재 의회가 이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어 추진은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25일 남동구 등에 따르면 남동구는 다음달 중 논현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하고 사업 방향 전반을 결정하는 주요 근거로 삼을 예정이다.

남동구는 간담회를 통해 사업을 할지 여부는 물론이고 사업을 하게 된다고 전제했을 경우 야외무대 위치를 바다 위 공유수면 혹은 해오름광장 중 한 곳으로 선택하고 주민들 의견을 경청한 뒤 이를 근거로 구의회를 설득하겠다는 대강의 설계를 해 놓은 상태다.

앞서 남동구는 2월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해 야외무대 위치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물은 결과 공유수면 설치 62%, 해오름광장 설치 32%의 비율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남동구가 이렇게 야외무대 및 해안데크 설치를 두고 행정력을 집중하는 이유는 이들 시설의 설치가 현 박종효 남동구청장이 지방선거 당시 언급했던 ‘소래관광벨트 구축사업’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박 구청장의 이 공약은 소래습지생태공원의 국가도시정원 지정을 비롯해 소래포구~송도~경인아라뱃길~한강 코스의 관광유람뱃길 조성, 소래습지생태공원~송도 구간 레일바이크 등의 내용이 골자였다.

그러나 관광유람뱃길 및 레일바이크 등 사업은 지역사회의 여론이 좋지 않게 나타나면서 사업 자체를 재검토하는 수순에 돌입해 있는 상황이고 야외무대와 해안데크 등 설치는 주민들은 별반 이야기가 없으나 의회에서 혈세낭비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의회는 남동구의 이같은 계획에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에는 구가 시 예산까지 확보하며 설득했지만 의회는 사업예산을 삭감하는 ‘초강수’를 뒀다.

야외무대는 전체 예산 19억 2천만 원 중 구가 10억 9,500만 원을 부담하고 시가 특별교부금 형식으로 8억 2,500만 원을 지원키로 했었다. 

또 해안데크는 전체 예산 19억 원을 인천시와 남동구가 절반씩 나눠 부담키로 하고 실시설계용역 예산 3억 원을 반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었다. 그러나 의회는 지난해 말 열린 올해 본예산 심의에서 구 예산 9억 7,500만 원을 삭감하는 결정을 내렸다. 

해양환경 오염 및 소음으로 인한 민원 문제, 안전 문제 등 여러 방면에 걸쳐 다양한 우려가 있는 만큼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 결과 남동구가 진행하던 해안데크 실시설계용역 등은 2월부터 중단됐다. 

해당 용역에 드는 예산도 구의회에서 삭감시켰기 때문. 사실상 ‘사업 표류’ 상태다. 만약 올해 안으로 이들 시설을 착공하지 못할 경우 구에서 확보한 인천시 예산(약 18억 원)은 현행법상 반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의회의 입장은 현재로서는 완강한 분위기다. 무엇보다 사업에 대한 확실한 보완책이 없기 때문에 추후 안전문제나 환경, 민원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지만 남동구가 이를 보완할 만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의회의 입장이다.

물론 여기에는 의회 전체 18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11석을 확보해 과반인 상황에서 국민의힘 소속인 박종효 구청장의 공약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판단되면 동의를 해주지 않을 것이 자명하긴 하지만 의회 과반이 구청장의 소속당과 다르다 해도 보완책 등을 잘 세우고 이를 잘 설득시키는 것은 ‘구청장의 필수 역량 중 하나’여야 한다.

즉 박 구청장이나 남동구가 ‘자신들의 무능’에 ‘의회 탓’을 할 게 아니라 자신감 있게 의회를 설득할 수 있는 보다 명확하고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도 의회는 남동구가 확실한 대책을 들고 오지 않는 한은 언제 예산을 들고 오더라도 ‘삭감’ 외에는 다른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그로인해 시로부터 확보한 예산을 반납한다고 해도 그건 명백히 박 구청장과 시 집행부의 책임이라는 것.

의회 이철상 의원(논현1~2·논현고잔동, 민)은 “환경오염은 물론 소음과 안전문제 등에 대해 의회에서 그간 여러 번 우려를 표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다”면서 “의회도 동의할 수 있는 확실한 보완이 없다면 기존의 의회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미 예산을 삭감당한 남동구는 의회의 생각을 잘 알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 남동구 관계자는 “철저히 준비해서 반드시 의회를 설득할 생각”이라며 “사실상 7월 추경에서 예산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이 사업은 사실상 접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대책과 함께 해양수산부 등 관련 기관들과의 협의과정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