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래포구 전경 (사진=인천관광공사)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남동구가 주최하는 소래포구축제의 ‘먹거리’ 영역을 두고 ‘바가지 상흔’을 근절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여러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먹거리 요금을 근절하겠다는 것이 그간 소래포구 상인들에 대해 ‘바가지’로 지적된 영역들과는 다른 영역인 데다 남동구와 주관사인 남동문화재단의 먹거리 부문에 대한 책임 소재도 명확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재단에 따르면 15일부터 17일까지 개최되는 올해 소래포구축제는 지난해(22회)까지는 남동구가 주도하는 형태로 운영돼 왔으나 올해부터는 남동문화재단이 구로부터 위탁받아 진행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행사와 관련 구와 재단 등은 시내버스의 임시우회 운행 등에 대해 사전 안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착한가격 캠페인’ 일환으로 축제 지역 내에서 판매되는 먹거리의 바가지 근절을 위한 정찰제 실시 등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이중 먹거리 부문 관련해서는 8일 재단 명의로 ‘소래포구축제 먹거리 요금을 1만 원 이하로 구성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나가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한 문의를 재단 문화예술지원팀으로 하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전담’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재단의 통상적인 업무가 지역의 예술분야와 관련된 정책 및 지원임을 감안하면 축제 현장을 ‘위탁받은 주체’인 재단이 총괄하는 것은 맞지만 재단의 고유업무가 아니며 전문성도 없는 ‘먹거리의 가격 책정 및 운영’ 분야까지 전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남동구는 “구청이 할일이냐 재단이 할일이냐로 나눈 건 아니다”라면서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재단은 축제 현장 안의 먹거리만 관리한다”고 밝혔는데 이를 감안하면 전반적인 책임 소재가 재단에 있는 형태라고 풀이할 수 있다.

“구와는 협력구조로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재단 측도 어느정도 이를 인정하는 듯한 분위기는 냈다.

재단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보도자료 내용과 관련 “구와 일을 같이 하고 있다보니 누가 보도자료를 내고 하는 등에 대한 명확한 분류 등이 아직 있지는 않다”고 밝혔는데 이를 감안해 보면 업무 분류에 대한 협의도 부족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더불어 추가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재단이 “구와 일을 같이 한다”고 밝힌 내용은 이번 축제의 ‘구 주관부서’로 지정돼 있는 문화관광과와의 교류를 말하는 것으로 다른 부서와의 ‘직접교류’는 없는 상태다.

가격책정에 대한 부분을 총괄전담하게 된 상황에서 구 전문부서와의 교류가 없는 것은 문제로 지적할 수 있고 만약 재단의 전문 업무가 아니어서 업무가 어렵다면 차라리 구 식품위생부서에 별도로 책임까지 전담케 하는 구조를 만들었어도 되는 일이었기에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기자가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지 못한 상태에서 축제 현장에서 문제가 생겼는데 정작 전문성이 없는 상태라면 ‘큰일’을 치를 수도 있다”고 지적하자 재단 관계자도 “만약 문제가 생기면 구가 일종의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 건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재단 관계자는 “협력구조로 가다보니 책임소재 등 부분에 있어서는 불명확하게 나타나는 부분도 있었다고 본다”며 “내년에도 위탁구조가 유지된다면 구청과 논의를 해보겠다, 그런 성격의 논의는 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바깥에서 상황을 지켜본 다른 문화재단 관계자도 “어느정도 문제가 있어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해주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인천문화재단의 한 직원은 “상황을 파악해 보니 (구가) 일종의 ‘떠넘기기’를 한 것 같다”며 “아무래도 ‘호스트’인 주최자 입장에선 주관사에 넘겨버리면 편할 상황이기는 했으니 이렇게 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는 “실제 보도자료 전문에서 ‘문의처’를 아예 재단 부서와 전화번호로 콕 집은 걸 보면 이 예상이 더 맞을 거라고 본다”며 사실상 기자와 비슷한 예측을 하기도 했다,

이어 “지금의 구조는 ‘행사가 잘 되면 구의 성과, 문제 생기면 책임회피’의 가능성이 얼마든 나올 수 있는 구조”라며 “물론 재단이 총괄을 못할 것까지는 아니겠지만 이런 부분은 시작부터 관계설정(권한 및 책임 부분 등)을 잘 조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래포구축제 먹거리 가격 정보 (사진=남동구)

 

한편 이번 축제에서 재단이 약속한 ‘바가지 상흔 근절’은 크게 효과를 못볼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아 보인다.

재단 측은 “지역 축제 바가지요금을 근절하기 위해 축제에서 판매하는 음식 가격 정보를 사전에 공개한다”고 밝혔는데 사전 공개된 품목을 보면 타코야키, 츄러스, 회오리감자 등과 같이 거의 모두가 ‘즉석 먹거리’의 부문이다.

물론 새우찜이나 꽃게강정, 전어구이 등 해산물 메뉴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역시 ‘즉석 먹거리’의 부문으로 정작 바가지 상흔이 가장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된 수산물 부문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 소래포구축제를 통해서도 수많은 수산물들을 관광객들이 구입하고 있는 만큼 축제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수산물에 대한 바가지상흔부터 먼저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일부 언론매체의 관련 보도에는 “푸드트럭 등은 원래 그 가격이 맞는 거고 시민들의 관심은 수산시장 가격”이라며 애먼 캠페인을 하고 있다는 식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더군다나 이번 재단이 밝힌 바가지 상흔 근절 내용도 재단 등 축제 주최측의 자발적인 자세라고 보기 힘들다. 이것이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 차원의 ‘캠페인’이며 지역축제에 대한 문체부의 지침이기도 하기 때문.

이에 대해 남동구 관계자는 “물론 상인들의 기본적인 바가지 상흔도 있었지만 축제 먹거리의 바가지 상흔 이슈도 심각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청 차원에서 축제 담당부서인 문화관광과, 생활경제과, 식품위생과 등이 상인들을 관리하면서 계도나 간담회 등을 통해 이번 축제 때 바가지 상흔을 근절해 이미지 개선을 해야 한다고 상인들에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인들은 ‘일부가 속이는 것’ 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바가지 등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고객센터 운영 등 유관부서와의 협조로 메우고자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기자가 “요새 수산물 가격 정보는 모두 공유되고 있다, 그래서 바가지 상흔에 대한 이야기도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따지자 구 관계자는 “사실 나 역시도 개선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상인들을 향해 노력해 달라는 당부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