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서구 왕길역 인근에서 반년여 동안 50여 마리의 조류가 연쇄적으로 폐사하는 일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 등이 모니터링한 결과 이들 조류들이 투명 방음벽에 부딪혀 안타까운 생명을 잃은 것으로 나타나 인천시와 관할 지자체 등이 예산도 마련하고 체계적인 지원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31일 인천녹색연합과 ‘생태교육센터 이랑’에 따르면 이들은 4월부터 10월까지 왕길역 인근 투명방음벽에서 새들이 충돌하는 상황에 대해 모니터링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50여 마리의 새들이 충돌로 인해 사망한 사체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가장 많이 발견된 새는 참새였고 오색딱따구리, 아물쇠딱따구리, 청딱따구리, 호랑지빠귀 등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사체로 발견됐다며 인증사진도 보내왔다.
조사에서 발견된 사체는 월 평균으로 따지면 7마리 정도이며 다른 야생동물의 먹이가 되거나 미발견 사체까지 고려하면 최소 월평균 10마리정도는 될 것으로 추측된다는 설명인데 연 평균 120마리의 새들의 이 구간의 방음벽에서 죽어갔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더 큰 문제는 조류충돌 방지 스티커 부착 등 조치를 하지 않으면 매년 100마리가 넘는 새들의 죽음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들 두 단체는 지난해 남동구 매소홀로 방음벽에, 올해에는 서구 국제대로 방음벽에 시민들과 투명 방음벽 새충돌을 막기 위한 스티커를 부착했다. 사후 모니터링 결과 스티커 부착구간에서 95%이상 새들의 죽음이 저감됐음이 확인됐다.
이를 전제하면 왕길역 투명방음벽에 스티커를 부착하면 연간 약 100여 마리 새들의 죽음을 거의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올 수 있다. 이들 단체는 이 방음벽에 스티커 부착 이후 지속적인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저감 효과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이번 스티커 부착 캠페인은 생태교육센터 이랑의 지속적인 현장 모니터링과 인천녹색연합의 시민모금과 캠페인 그리고 인천광역시의 예산이 함께 투입되어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고 자평했다.
또 이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모니터링 구간뿐 아니라 아직 파악되지 않는 수많은 장소에서 유리창충돌로 인한 새들의 죽음이 반복되고 있는 것도 확인되고 있다.
반면 인천시를 비롯해 일선 지자체들의 경우 아직 조류충돌지역 모니터링과 조류 충돌 스티커부착과 관련된 제대로 된 시스템과 예산이 갖춰진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저감 활동에 참여한 생태교육센터 권경환 활동가는 “인천시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조류유리창 충돌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모니터링 결과 새 충돌 빈도가 높은 지역을 우선순위로 예산을 투입하면 효과적으로 새충돌을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공공의 정책과 예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시민단체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캠페인 더욱 긴밀한 민관협력이 있어야 새들의 투명한 죽음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시에 관련 검토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