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수 기자
2023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창룡문 비추는 화려한 빛 축제 ‘미디어아트’ 개방감 압도적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는 창룡문이 배경이다. 2021년 화서문 일원에서 시작한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는 화홍문과 남수문을 지나 창룡문을 거점으로 정했다. 이번에는 규모와 개방감이 더욱 커졌다.
메인 작품이 상영되는 가로 길이만 138m에 달한다. 성문과 성곽은 물론 드넓은 잔디밭까지 스크린으로 활용해 창룡문 앞 잔디밭에 다양한 색감의 빛으로 알록달록한 그림이 그려진다. 따라서 확 트인 개방적인 공간에서 초대형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메인 작품 ‘수원화성 행행(行幸)’은 정조대왕이 1795년 수원화성으로 행차한 을묘 행차를 재해석해서 만들어진 미디어아트 연작이다. 4편의 작품들이 행행의 준비-출정-행렬-도착 과정 등을 보여주면서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한다. 첫 번째 작품은 ‘개혁의 행차(서정원)’다.
수원화성 행행을 준비하고자 정리소를 설치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풀과 나비 등을 활용, 꽃이 피어나는 장면으로 정조의 개혁 의지를 재해석했다. 두 번째는 ‘자취’다. 왕실 행사를 준비하는 설렘과 창덕궁 돈화문에서의 출정식 등을 표현, 행행의 시작을 그려낸다.
2023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신기하고 재미있는 체험 ‘미디어 그라운드’ & ‘미디어 로드’
창룡문 건너편 국궁장, 동장대, 동북공심돈 등은 다양한 미디어 작품을 관람하고 체험까지 할 수 있는 ‘미디어 그라운드’로 변신한다. 어스름이 짙어지는 오후 7시 화려한 빛의 운동장이 개장한다.
활쏘기 체험이 이뤄지던 잔디밭에 화려한 국화꽃밭이 생겼다. 여러 형태의 프레임이 곳곳에 놓여 있어 예쁜 포토존이 된다. 한쪽에는 쌀알 모양의 조형물 55개가 배치돼 있다. 조형물을 만지거나 흔들면 색깔이 변하는 상호작용 방식으로 ‘즐기는 미디어 경험’을 선사한다.
연무대 옆에는 돗자리를 펴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어 가족, 연인들이 즐기기 좋다. MBTI 이니셜이 담긴 큐브 장식물도 배치 사진을 남기는 것도 가능하다. 또 LED 미디어큐브는 관람객이 다가가면 움직임을 인식 불꽃이 터지는 방식으로 축제 분위기를 돋운다.
동북공심돈 경사면에는 쌀알을 형상화한 조명이 장관을 이룬다. 쌀알은 을묘원행 당시 백성들에게 쌀을 나눠주던 의식을 상징하고자 차용된 것으로 정조대왕이 백성을 사랑한 마음을 표현한다. 동북공심돈과 수원화성 성벽을 장식하는 조명은 가을밤 정취를 고조시킨다.
2023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보고 듣고 미래 엿볼 수 있는 콘텐츠 가득 담은 ‘미디어 홀’
남수동 한옥형 건물로 개관한 수원시미디어센터가 미디어아트의 한 축을 맡는다. 미디어 로드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400여m가량 걸어오면 멋진 신한옥 모습의 수원시미디어센터가 나온다.
초청 작가와 공모로 선정된 신진 작가들의 미디어아트 작품 7개가 전시되는 ‘미디어 홀’ 역할이다. 이곳에서는 보고, 듣고,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미디어 작품 경험의 기회가 열린다. 1층으로 들어서면 정조대왕의 효심과 여민동락을 순정만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을 그려낸 ‘시대를 뛰어넘는 효와 여민동락(혜강)’, 정조대왕의 비전을 표현한 ‘정조의 꿈 빛이 되다(이승현)’, 시선에 따라 반대 개념을 볼 수 있다는 작품 ‘틈(달리와 보기)’, 장안문 사계절을 표현한 ‘고귀한 단순과 조용한 위대(김혜경)’ 등의 작품이 설치된다.
또한 복도에 마련된 ‘사운드 포레스트(서현덕)’는 가까이 다가가면 소리가 들리는 지향성 스피커 파이프를 통해 수원시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미디어 아카이빙전’은 2021년과 2022년 메인 작품의 영상을 상영해 올해 작품과의 연결고리가 돼주는 관람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