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도 전경 덕적도 북리 끝에서 약 500m 정도 위에 있는 섬으로 관할은 옹진군이다. (사진=옹진군)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지난 여름 검토작업 단계에 있다고 밝힌 덕적면 선미도 관광 개발사업에 대해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21일 가톨릭환경연대와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황해섬네트워크는 공동성명을 내고 “선미도 관광단지 사업은 자칫 인천앞바다 섬의 난개발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논평하고 “인천시와 옹진군이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성과 가능성, 경제성과 타당성 등을 꼼꼼하게 따지라”고 촉구했다.

인천시가 선미도의 관광단지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은 6월 경 지역사회에 알려졌다. 당시 시는 “사렴도(중구), 물치도(동구, 과거 ‘작약도’로 불림), 선미도(옹진군) 등 3곳이 개발계획을 승인받았거나 승인절차 예정이며 민간 자본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미도의 개발계획은 지난해 시가 발표한 바 있는 ‘제7차 인천권 관광개발계획’에도 포함돼 있었던 내용으로 3천~4천억 원대의 민간 자본을 투입해 대규모 개발 사업을 진행시킨다는 계획이다.

사업자인 (유)선미아일랜드는 이후 선미도 관광단지 지정 신청서를 인천시에 제출하는 등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환경단체의 우려가 나오는 건 당연했다. 인천 섬의 개발사업을 민간 자본이 주도하게 될 경우 개발우선주의로 인해 섬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다.

지역사회에 알려진 내용으로는 선미도 관광단지 계획은 휴양과 운동, 오락과 숙박 등을 목적으로 복합관광단지 조성이 골자다.

세부사항으로는 보타닉가든과 풍차, 테마 등대공원 등 휴양시설과 스포츠클라이밍(암벽등반)과 흔들다리 등 운동 오락시설, 카페와 글램핑장 등인데 특히 전체 관광단지의 10%에 해당하는 면적을 보타닉가든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선미도는 국내에서 가장 큰 무인도로 알려져 있으며 자연경관적 가치와 역사문화자원으로의 가치 또한 큰 섬이라는 것이 인천환경운동연합과 인천녹색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들의 의견이다.

즉 휴양과 운동, 오락과 숙박 등이 목적이 되는 개발계획이 선미도에 적합한 계획이며 또 지속가능한 계획인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환경적인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경제성이나 사업성 측면으로도 의문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무인도인 선미도가 제대로 된 접안시설이 없고 인천에서도 37㎞ 떨어져 있어 접안시설에 여객선까지 마련해야 하는 데다 지하수조차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대규모 인구 유입을 계획하겠다면 그에 맞는 상수공급계획도 불투명하고 환경오염을 해소할 만한 하수처리시설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돈’을 투입하면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라고 쳐도 최대 4천억 원을 투자해서 환경성과 사업성을 모두 잡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또 사업제안자인 선미아일랜드가 통상적으로 주식회사에 비해 폐쇄적이고 비공개적인 유한회사라는 점을 들어 사업비 조달 등이 현재 가능한 상황인지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인천녹색연합 등은 “선미아일랜드는 선미도에 관광단지가 들어설 경우 덕적면의 관광객들이 현재 38만 명에서 2030년에 124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데 과연 그 근거는 무엇인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환경단체들이 단순한 환경성을 넘어 사업성까지 우려하는 이유는 또 있다. 선미도의 지형 대부분이 ‘암반’이라는 점이다. 관광단지로 개발을 하려면 송도 채석장처럼 ‘채석작업’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사업자가 채석을 통해 개발 비용을 충당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는 상황인데 이렇게 되면 관광단지개발은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채석장 수익이 진짜 이유라는 의혹을 제기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선미도의 지형인 암반지대는 한번 훼손되고 나면 원형복구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지역 환경단체들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인천앞바다의 섬들의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더욱 꼼꼼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인천녹색연합 등은 “한 섬이 관광단지로 개발되면 주변 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막연한 기대일 뿐”이라며 “특히 선미도의 경우 자칫하면 흉물스러운 또 하나의 채석장을 만드는 사업일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시는 지역사회 차원의 이런 우려에 대해 “섬 개발과 관련한 우려사항들을 모니터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겠다”며 무인도 개발 계획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을 실시하겠다는 등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