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이 사업을 예정 중인 송도테마파크 조감도 (사진=부영그룹)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테마파크 토지 등 부영그룹 소유의 땅이 포함된 옛 송도유원지 일대 등 316㎡에 대해 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 절차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이 일제히 반발의 뜻을 표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찮게 흐르고 있다. (관련 기사 하단 링크 참조)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시민단체 및 환경단체들은 19일 “송도테마파크 경제자유구역 지정 아닌 오염정화가 우선이다”라는 제하의 공동 성명서를 내고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은 무시하는 기업에게 공직사회가 잘못된 신호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발단은 앞서 언급대로 인천경제청이 17일 ‘송도국제도시 일원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기술용역 입찰공고(사업수행능력평가 후 가격입찰)’를 낸 것으로 확인됨에 따른 것이다.

해당 용역의 공고 및 과업지시 등 내용을 살펴본 바 송도테마파크와 도시개발부지 등 부영 측이 개발사업을 예정하고 있는 토지들이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될 계획이 확인됐고 지역사회 전반에도 곧바로 이러한 소식들이 알려졌다.

해당 용역공고는 이미 사전에 ‘사업수행능력평가(PQ)’를 진행해 이를 통해 11개의 기업(및 컨소시엄)이 입찰참가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되며 인천경제청이 사실상 이들 토지들을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하는 절차를 이미 밟고 있음이 자명해졌다.

논란을 의식한 듯 인천경제청은 해당 용역의 과업내용서류를 통해 “장기간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송도유원지 일원 316만㎡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추가 지정해 원도심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다분히 지역사회를 의식한 코멘트를 첨부했다.

이어 “송도국제도시 첨단산업(바이오, AI, 로봇 등)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투자유치용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만, 지역사회는 이미 의심의 눈초리가 가득하다.

부영 측이 소유하고 있는 송도테마파크 및 도시개발사업 부지 (약 104만㎡)를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시키게 되면 ‘산업용지’로의 전환이 가능한 만큼 막대한 시세차익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일반 시민들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시민단체 역시 “이미 지역사회는 (인천시의) 부영그룹에 대한 특혜 시비를 모르지 않고 있기 때문에 특혜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이행숙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비공개로 접견했고 해당 접견에서 테마파크 부지에 대한 오염토양 정화에 착수만 해도 아파트 분양이 가능토록 도시개발사업 착공을 허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는 사실이 유출되면서 지역사회가 큰 충격에 빠진 것도 아직 시민사회단체들 전반이 감안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테마파크 예정 토지는 폐기물 매립 등으로 인해 심각한 수준의 오염이 확인되면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납·비소·아연·불소 등이 기준치 넘게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예정지 전체 50만㎡ 중 77% 정도에 해당되는 약 38만 6천㎡가 오염돼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상당히 정확한 수치가 알려져 있기도 하다.

때문에 부영 측은 본인들의 아파트 개발 사업 등을 위해서는 토양의 정화작업을 선행해 ‘완료’해야 하며 이를 완료하지 않으면 법적으로도 분양 등 이익이 될 수 있는 개발사업에 착수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인천시가 직접 혹은 인천경제청 등을 통해 위법 소지가 발생될 수 있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부영에 특혜를 주려고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실제 현 유정복 인천시장의 측근인사들이 부영 및 그룹 산하 언론사 등의 고위직으로 채용된 사실도 이러한 의심에 힘을 보태는 등 소위 ‘구린 부분’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실제 내막을 확인한 결과 인천시는 부영 측과의 접견으로 나눈 내용을 기반으로 MOU까지 하려 했다는 사실이 파악됐고 지역사회에도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인천시는 이를 황급히 없던 일로 하는 등 해프닝을 빚기도 했지만 아직도 인천의 주요 시민단체들은 해당 사항의 추이를 감시하고 있는 상태다.

인천시가 해당 계획을 없던 셈 치면서도 ‘인가 조건을 소폭 완화하는 선’의 전제를 여전히 여지에 두고 있는 상태였는데, 이번에는 인천경제청을 통해 경제자유구역의 추가지정 편입을 통해 부영에 상당수준의 특혜를 간접적으로 주려 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의심이 계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미 <뉴스통신> 역시 전날 보도를 통해 “우회적으로 특혜를 주려 하는 게 아니냐는 식의 의혹이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는데 이번 인천녹색연합의 성명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같은 내용의 우려가 이미 여론으로 잡혀있음이 확인되고 있는 터다.

이들 3개 시민단체들은 “(백 번 양보해서) 이번 용역이 필요한 용역이고 부영그룹에 대한 특혜 의도가 없다 하더라도, 불필요한 논란을 증폭 지속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어 “진즉 문제를 직시하고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영그룹의 잘못이 가장 크다”고 언급했다. 인천시의 잘못이 가장 크다는 입장에 있는 일부 시민단체들과는 약간의 ‘시선 차이’가 있긴 하나 공통적으로 ‘특혜 의혹’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근본적으로 동일하다.

인천녹색연합 측 관계자는 “2015년 오염된 해당 토지를 인수한 부영이 정화작업을 시작조차 하지 않고 있는 만큼 오염요소의 명확한 제거와 시민의 건강과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책임을 다하라는 것이 이번 성명의 요지”라고 밝혔다.

부영그룹이 더 이상 오염정화를 미루거나 꼼수를 부릴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폐기물 처리와 오염토양 정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해결하라는 것이다.

이어 인천시와 연수구 등 해당 지자체와 그리고 특혜 논란에 가세한 인천경제청은 더 이상 부영그룹에 관련해 특혜 시비를 불러올 행정이나 언행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은 무시한 채 기업의 이익만을 최우선하는 행태에 대한 단호하며 원칙적인 조치를 보여주어야 하며 기업에게 잘못된 신호조차 주지 말라는 것이다.

지역사회 차원의 전반적인 의견도 이들 3개 단체들의 이번 성명과 비슷하다. 최근 논란에 가세한 꼴이 된 인천경제청은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계획을 철회하고 인천시는 도시개발사업 허가 조건을 원안대로 고수하는 등 부영에 대한 특혜 의도를 이제는 접으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