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대규모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는 인천 중구 운염도에서 멸종위기종에 해당되는 흰발농게가 집단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개발사업과 관련된 주체들(해양수산부,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이 보호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문제는 아직까지 이들 기관의 조치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8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최근 운염도에서 남쪽 해안 갯벌 2,800㎡ 면적에 흰발농게가 서식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1㎡ 당 흰발농게가 각각 10~20마리씩 서식하고 있다는 설명인데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높은 서식밀도다.
흰발농게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한 법정보호종이다. 또 인천시가 시민들과 함께 선정한 인천갯벌의 깃대종이기도 하다.
흰발농게는 주로 갯벌 조간대 상부의 모래가 섞인 진흙 바닥에 서식한다. 그러나 육지 개발과 갯벌 매립으로 점점 서식지를 잃고 멸종위기로 내몰리고 있어 환경단체들은 흰발농게의 서식지에 대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호소를 해왔었다.
문제는 운염도 일대에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자칫 이 흰발농게의 서식지를 죄다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운염도 및 인근 지역에서는 현재 해양수산부가 한상드림아일랜드개발사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인천경제청의 경우에는 에코비우스 개발사업을 추진 중에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그대로 놔두면 흰발농게 서식지가 위협받게 된다는 논리로 인천녹색연합은 이날 흰발농게 집단서식지에 대한 자연생태보전 등 지속가능한 발전계획이 필요하다는 제하의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앞서 인천경제청이 현재 추진중인 영종국제도시(에코비우스) 개발계획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는 계획지구와 약 3.7km 이격된 위치에서 흰발농게 분포가 확인됐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런데 인천녹색연합이 평가서에서 언급된 ‘약 3.7km 이격된 위치’보다 훨씬 가까운 운염도의 남쪽해안갯벌을 확인한 결과 이곳에도 흰발농게가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또 운염도 바로 옆 무인도에는 다른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와 검은머리물떼새 번식지도 있어 운염도의 환경을 보호하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인천녹색연합 측의 입장이다.
인천경제청은 2027년까지 민간 개발로 운염도 19만 7,707㎡ 부지에 문화예술 공간과 휴양관광 시설을 조성하는 에코비우스 사업을 추진하는 개발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총사업비 추산액은 3,700억 원 대 규모다.
그러나 인천녹색연합 측 주장을 전제하면 평가서 내용보다 더 가까운 곳에 서식지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셈이 된다. 따라서 해당 평가서의 진위 혹은 평가서 작성 이후의 변동사항 등에 대한 확인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