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북한이 우주발사체로 주장하는 ‘천리마-1’ 발사 사건과 관련해 백령도 주민들이 대피 메시지를 받고 대피하는 과정에서 일부 대피소의 문이 잠겨있는 등 관리가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1일 인천 옹진군 및 백령도 주민 등에 따르면 31일 오전 6시 30분 경 백령도 일대에 경계경보가 발령됐다. 이를 전해받은 5백여 명의 주민들은 섬 전역에 설치돼 있는 29곳으로 이동해 대피했다.
대피 과정에서 백령면사무소는 약 20명 가량의 직원들을 대피소로 보내 문을 개방하고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게끔 했으나 일부 대피소가 관리부실로 제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진촌2리 소재 6호 대피소는 평소 현지에서 사물놀이 동호회가 연습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 동호회가 출입문을 숫자 자물쇠로 잠그고 현장을 떠난 탓에 문을 열 수가 없었던 것.
이에 주민들이 단체로 면사무소에 항의를 해 면사무소 측이 잠겨 있던 대피소 문을 억지로 열었는데 이 대피소 안에는 쓰레기들이 상당수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피소의 개념이 유사시에 ‘대피’의 개념을 가장 우선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한 해당 동호회의 잘못은 물론이고 관할 면사무소 등의 ‘관리소홀’도 동시에 드러난 것이다.
물론 옹진군은 주민대피시설을 평소에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서 하고 있는 것인데 물론 제한사항도 있다. 적치물을 방치하거나 임의대로 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선에서 활용토록 한 것.
그러나 해당 동호회는 ‘쓰레기’로 적치물을 방치한 것은 물론 숫자 자물쇠를 걸어 ‘임의대로 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선’도 위반한 셈이 됐다.
옹진군이 백령도 현지의 동호회 일부에 이런 대피소를 모임 및 연습공간으로 쓰게끔 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이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고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 사용에 제한을 두는 등의 적극적인 행정도 펼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관리소홀’의 배경에는 총 29곳의 대피소 관리 인력이 기간제 인력 2명, 면사무소 공무직 1명밖에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실상 적극행정을 하지 못할 상황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일단 옹진군은 급한대로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웅진군 관계자는 “향후 쓰레기를 방치하는 등 불량하게 사용하는 동호회는 공간을 쓸 수 없도록 하는 공문을 일선 면사무소에 보냈고 향후엔 점검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피소들의 경우 문이 잠겨있진 않았으나 두꺼운 철문이 잘 열리지 않으면서 주민들의 대피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한 주민은 “평소에도 대피소 철문이 30㎝가량으로 두꺼운데 아마 무기에 대한 방어 차원이었겠지만 두세 명이 잡아당겨도 안 열릴 정도로 무게감이 컸던 게 문제”라며 “특시 섬 주민들이 고령이라 더 힘든 부분이 있는데 이는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의견을 냈다.
한편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는 31일 오전 6시 29분 경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서해 남쪽 해상으로 발사체가 떨어지게끔 발사됐다. 이로인해 백령도 주민들에게 대피 메시지가 전달됐으며 당시 섬 일대에는 20여분 정도 경계경보 사이렌이 울리기도 했다.
해당 메시지는 서울시가 오발송하면서 전국적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들이 연일 언론을 통해 나오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