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영종지역의 대표적인 해수욕장 중 한 곳인 왕산해수욕장의 모래가 침식 작용을 통해 계속 유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는 대책마련에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해수욕장 인근에 조성된 왕산마리나가 이 현상을 사실상 가속화시킨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인천 중구에 따르면 18일 ‘왕산해수욕장 침식대책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오는 11월까지 왕산해수욕장의 모래 유실을 원인 분석하고 저감 대책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왕산해수욕장은 을왕리해수욕장과 함께 영종지역 서부권의 대표적인 여름 관광지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1시간이면 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매년 6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고 인천시민들도 여름 시즌에 자주 찾는 곳이다.
그러나 중구는 이 같이 해수욕장의 모래가 계속 유실되면 해수욕장으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해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구 측은 “영종도 해변의 모래들이 자연현상에 따라 겨울과 여름에 남북 방향으로 이동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2014년 조성된 왕산마리나가 이 현상에 강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아니냐고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구 관계자는 “왕산해수욕장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인천의 관광명소로 침식 및 모래 유실현상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연안정비기획을 수립해 해수욕장이 기능을 상실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왕산마리나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요트경기장 조성을 명목으로 건설된 시설이다. 당시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2011년 인천시가 대한항공과의 협약을 통해 왕산마리나의 건설비용(167억)을 지원한 사항이 불법에 해당된다며 비판해 온 바가 있었다.
당시 이 주장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소송도 제기됐으나 법원이 이를 각하하면서 더욱 비판 여론이 커졌지만 어쨌든 법원의 각하 결정으로 이후 여론은 흐지부지됐다.
현재는 마리나 시설 자체로 대한항공 측이 계속 운영(현재는 매각 추진 중)을 하고 있는데 정박한 요트들(현재 약 200척)의 운항을 위해 내년까지 8만 톤 정도의 준설공사(수심을 깊게 하기 위해 물 밑의 토사를 파내는 토목공사)를 예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