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소래습지생태공원의 국가도시공원사업에 대해 기본구상용역의 마무리 시기를 전후로 시민포럼 및 전문자문단 가동 등 지정을 위한 행정에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난해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측 소속 시의원들이 해당 토지주들의 청원을 채택해 제동을 걸려 했던 과거가 있었던 만큼 당면과제로서 시가 풀어야 할 내용도 만만치 않다.
인천시 도시균형국은 29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원도심 역세권 활성화 및 계양산대공원 등과 함께 남동구 논현동 소래습지생태공원 일원 665만㎡(이하 편의상 ‘생태공원’으로 표기)를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가 추진하는 생태공원 면적 665만㎡는 서울 여의도 면적 3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 사업비는 약 6천억 원 가량으로 국비 215억 원, 시비 약 3,300억 원 등을 포함하고 있다.
‘국가도시공원’은 도시의 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 생활 향상을 위해 설치 또는 지정하는 도시공원 중 국가(국토교통부)가 지정하는 공원을 말한다.
국가적 기념사업 추진, 자연경관 및 역사·문화유산 등의 보전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국토부가 지정할 수 있으며 지정요건은 도시공원 부지면적 300만㎡ 이상이 기본이다.
인천시는 지속적으로 생태공원의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해 왔는데 특히 민선7기 당시부터 이를 본격화하려는 자세를 취해 왔었고 시정부가 바뀐 현재도 계속 추진돼 왔다.
시의 전반계획을 요약해 보면 2028년까지 생태공원 일대를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받아 이를 통해 인근 영동고속도로 주변의 경관개선 및 환경정비 및 국가 차원의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공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그동안 소래습지 일원을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하나의 소래, 다섯 개의 공원, 다양한 체험, 국가지원 유치 등 4개의 기본구상 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한국조경학회 주최 국가도시공원 대국민 토론회, 환경단체 주최 소래습지 모니터링 토론회 등 참여와 병행해 전국적 이슈화를 위한 조경설계가, 교수, 지역 문화예술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도 운영 중이다.
시는 다음달 경 시민과 함께하는 염생식물 식재 및 플로깅 행사를 열고 5월에는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국 규모의 국가도시공원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7월 가도시공원 지정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및 세부 전략 수립용역의 일환들이다. 또 2021년부터 추진 중인 소래습지 국가도시공원 기본구상을 8월 마무리해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위한 전략과 기본방향 수립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의 구상대로 척척 일이 진행된다면 하등의 문제는 없다. 다만 결정적인 문제는 이 사업의 추진을 위해서는 생태공원 대상지 내 토지주들을 설득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토지주들 일부(논현33지구 중심)는 2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원이 조성되면 우리 토지주와 임차인 등은 갈 곳이 없어져 결국 생계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국가도시공원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시와의 협상이 잘 되면 문제가 없을 테지만 이 사안이 ‘땅과 돈’의 문제인 만큼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아 보인다.
지난해 이들 토지주들 중 일부가 인천시의원들과 만나 “시가 공원추진을 위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재산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시의회 산경위에서 이들의 의견을 ‘청원채택’으로 수용하자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상당했다. (관련 기사들 하단 링크 참조)
이들은 시의 청원 외에도 감사원 감사청구, 국민권익위 신고 등 다방면으로 공원계획을 위한 시의 행정에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 전반에서는 토지주들의 주장과 달리 국가도시공원 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더 지배적이었고 산경위가 채택해 본의회에 상정한 이 건은 결국 시의회 본회의에서 무려 26명의 시의원이 청원채택에 반대표를 던지며 없던 일이 됐다.
시의회 내에서도 당시 산경위 소속인 김대중 시의원(미추홀2, 국)은 “정책과정에서 토지 소유주들이 소외됐다”고 주장했으나 해당 지역이 기반인 이오상 시의원(남동3, 민) “논의과정에는 청원인(토지주)들도 참여했다”며 “김 의원이 산경위에서 청원채택을 진행시키는 동안 나를 비롯해 해당지역 구의원 등과 논의라도 해 봤느냐”고 반박하는 등 갈등이 상당했었다.
당시 산경위와 본회의 등에 출석했던 인천시 관계자들은 “해당 토지의 이용은 지역사회 차원에서 심도있게 접근했던 문제로 충분한 숙고의 과정을 거쳐 결정돼야 하며 관련 포럼, 법적으로 필요한 공청회와 의견 청취 등을 비롯한 활발한 논의과정들이 있었다”고 설명했었다.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어느정도 결론이 지어진 내용에 대해 일부 토지주들이 소유권 등을 이유로 반발한 것을 시의회가 일부 받아준 그림을 연출해 논란이 되자 다른 시의원들이 ‘더는 무리수를 두어선 안 된다’는 식의 심리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토지주들의 재산권이 어느정도까지 인정을 받아야 하는지는 ‘별도의 문제(법적으로 가리거나 협의해서 풀어야 할 부분)’이겠지만 ‘재산권 자체’는 인정받아야 하는 만큼 시로서도 막무가내로 밀어 붙이기에는 애매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도수 시 도시균형국장은 “일단 우리 시의 목표는 토지주들의 요구사항도 가능한 한 반영해 주자는 것”이라며 “현재 그분들의 민원도 상당하지 않느냐, 따라서 이를 위해 관련법 등을 좀 유연하게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도시공원이 인천에 생기는 의미도 강조하고 세부전략도 다양하게 짜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