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옹진군 해역(덕적도 및 굴업도 등)에서 건설 등을 목적으로 퍼올려지고 있는 모래 채취 작업을 허가해준 행정절차에 대해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녹색연합은 14일 성명서를 내고 “30년 넘게 인천 앞바다에서 모래가 퍼올려졌지만 이로인한 해저지형 및 수산자원 변화 등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만큼 지금이라도 허가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최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굴업도와 덕적도 등의 해역에 대한 골재 채취 예정지로 지정하는 일반해역이용협의서에 ‘조건부’로 동의하면서 논란 가능성이 있었다.
인천해수청은 환경조사 및 어업인 이해관계자 협의 등에 대한 조건을 달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사실상 동의’로 간주하고 있는 상태다.
인천녹색연합은 “30년 넘게 인천앞바다에서 모래가 퍼올려지는 동안 환경조사 조건이 제시됐으나 모래채취로 인한 해저지형변화, 수산자원변화 등에 대한 정확한 조사연구가 진행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해수청이 그간의 협의조건 이행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공개해야 하며 해양환경과가 있는 인천시 역시 골재채취 예정지 지정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모래 채취로 인한 해양환경변화에 대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의 인천시가 옹진군의 협의서를 접수하고 환경 및 수산부서들과 별다른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인천해수청에 보내는 등 단순행정업무 이상의 역할을 하지 않은 점을 꼬집은 것이다.
물론 인천시가 지난해 해양환경과를 신설했긴 하지만 그 이후로도 부서 간 의견을 정리하는 체계적인 과정은 없었다는 것이 인천녹색연합 측 주장이다.
2021년 옹진군이 제출한 협의서에 따르면 당시 계획은 굴업도에서 북쪽으로 약 5km 이격된 해상 총 19.18㎢ 면적에서 5년간 총 3,500만㎥를 채취한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두 차례 보완 과정을 거쳐 모래채취량이 3,500㎥에서 2,900㎥으로 줄었고 인천해수청은 앞서 언급한 조건들을 붙였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인천 앞바다 한쪽에서 바다 모래를 퍼내고 인근 해수욕장에서는 모래가 유실돼 인공적으로 공급하는 촌극이 십수년째 벌어지면서 세계적인 자연유산인 해양보호구역 풀등의 면적은 계속 줄어들고 있고 해안침식도 가속화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사채취업체들은 해역이용협의절차를 단순한 절차로 인식하고 있으나 바다는 돈벌이 대상이 아니다”라며 “인천해수청과 인천시가 제대로 된 검증없이 해사채취 허가절차를 진행한다면 해양환경보전, 수산자원증대라는 책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라고 덧불였다.
건설업계는 바다모래가 공급되지 않으면 단기적으로 건설시장에서의 골재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들이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어서 그간 지역 환경단체들도 골재수급 다변화 일환으로 순환골재 사용확대, 준설토 재활용 등을 요구해 왔다.
인천녹색연합은 “서구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옆에는 순환골재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영종도에서는 여의도보다 넓은 준설토투기장이 조성되는 중”이라며 “2025년 건설폐기물 직매립금지 시행이 코앞이고 1기 신도시 재건축 등으로 건설폐기물 대란이 불가피해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값싼 골재라는 인식 및 빨리 빨리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오래 쓰고 고쳐 쓰고 다시 쓰는 건축 문화로 건설업계가 인식 전환을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천해수청은 이같은 주장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현재로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정부가 전체 골재 수급량 중 바다 채취 비중을 9% 이상에서 5% 이하로 줄이긴 했지만 모래 채취는 불가피하다”며 “해양환경 변화와 어업인 피해 최소화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