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청 전경. ⓒ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쓸모없는 땅을 대체 지정하는 ‘개발제한구역 대체 지정 검토’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특히 서울 등에 비교해서도 현저히 낮은 그린벨트 비율을 ‘사실상 더 없애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환경보호의 시선에서는 충분한 비판지점이 된다는 평가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9일 성명서를 내고 “개발세력의 압력에 맞서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을 보호하는 개발제한구역 제도를 인천시가 꼼수로 무력화하려 하는 만큼 해당 검토 등을 즉각 철회하라”고 나섰다.

시는 2007년 수립한 바 있는 ‘202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에 포함된 개발제한구역 조정허용 총량 9.096㎢를 현재 대부분 소진시킨 상태다. 용도는 남동도시첨단산업단지, 집단취락지구 등 도시개발사업으로 주로 이용했다.

그러자 시는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재정비’를 거쳐 그린벨트 해제 가능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쓸모없는 자투리땅을 대체 지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이는 ‘명백한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이 환경단체가 이처럼 시의 그린벨트제도 무력화 시도에 강도 높게 반발하는 이유는 현재 시의 그린벨트 비율을 확인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인천관내 행정구역 1,063㎢ 중 그린벨트는 67.5㎢로 총면적 대비 6% 대 수준이다. 서울이 행정구역 605.2㎢ 중 149㎢(약 25%)의 그린벨트 비율을 가진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다. 

그만큼 친환경적인 녹지가 없다는 뜻이다. ‘202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수립할 때도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80.6㎢) 그후 약 13㎢가량을 개발사업에 이용하면서 더 줄었다. 

앞서 언급한 조정허용 총량 9.096㎢ 중 이제 1.117㎢만 남았는데 이마저도 사업 등을 배정시켜 향후 그린벨트가 더 줄어든다. 

여기에 ‘수도권 광역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을 통해 서류상으로는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으나 형질변경 등 개발을 허용해주면서 사실상 그린벨트의 상태가 아닌 곳도 약 11.2㎢에 달한다.

또 현 그린벨트에 결정한 도시계획시설 중 79곳의 미집행 상태가 20㎢ 가량 남아있는 등 종합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인천 관내 그린벨트는 실질적으로 37㎢ 미만으로 남아 있게 된다. 사실상 ‘녹지 제거’를 지자체가 나서서 하고 있는 형국인 셈.

인천환경운동연합 측은 “시는 그린벨트로서의 가치가 없는 쓸모없는 자투리 땅을 ‘대체 지정’하고 50년의 긴 세월 동안 지켜져 온 그린벨트를 해제하려 하는 것이 골자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이는 필수적인 보호구역의 제도를 개발논리로 무력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또 “국토부가 검토 중인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의 광역지자체 위임안은 비수도권만이 대상이고 수도권인 인천시는 해당되지 않는 것”이라며 “얼마 남지 않은 그린벨트를 없애고 꼼수까지 부리는 것은 후손들에게 과오를 넘겨주는 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